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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리뷰 (권력구조, 심리극, 실화배경)

남산에 케이블카를 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연인들 자물쇠와 전망대 야경 사이에서 문득, 이 산의 이름이 한 시절에는 전혀 다른 뜻으로 불렸다는 생각을 했어요. 남산의 부장들은 그 시절의 남산, 그러니까 중앙정보부의 부장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말이야 교과서에 있는 역사지만, 영화가 그 결말을 어떻게 채워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 글에 담겨 있으니 그 점은 참고하시고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5점입니다.남산의 부장들 리뷰: 그 산의 다른 이름영화는 청문회로 문을 엽니다. 1970년대 후반, 미 하원 청문회장에 선 전직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 자신이 한때 몸담았던 썩은 권력의 맨 끝에 있는 한 사람을 고발하겠다며 회고록까지 준비했다는 폭탄선언을 합니다. 워싱턴발 뉴스에 청와대가 뒤집히고, 현..

카테고리 없음 2026. 8. 26. 08:11
경관의 피 리뷰 (일본원작, 정의논쟁, 버디무비)

며칠 전 새벽 두 시, 차 한 대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저는 빨간불을 지키며 서 있었습니다. 건너편에도 사람이 없는데 그냥 서 있었어요. 서 있으면서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이건 원칙인가, 습관인가, 아니면 그냥 겁인가. 경관의 피를 보고 나서 그 새벽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이 영화가 두 시간 내내 묻는 게 정확히 그 질문이거든요. 정의를 행하는 손은 깨끗해야 하는가. 조진웅과 최우식이 그 질문을 사이에 두고 맞서는 영화이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 아래부터는 결말까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경관의 피 리뷰: 유리지갑 반장의 벤츠신참 경찰 민재(최우식)는 동료가 용의자에게 과한 폭력을 쓴 사건에서, 같은 식구를 덮어주는 대신 법정에서 사실대로 증언하는 인물입니다. 정의로운 건지 아직 어린 건지..

카테고리 없음 2026. 8. 25. 14:14
이웃사촌 (가택연금, 도청 코미디, 정우 오달수)

우리 집은 벽이 얇습니다. 옆집 부부가 무슨 예능을 보는지, 몇 시에 세탁기를 돌리는지 대충 알아요. 듣고 싶어서 듣는 게 아닌데도 어느새 옆집의 생활 리듬이 몸에 입력되어 있는 게 우습기도 하고 좀 무섭기도 했는데, 영화 이웃사촌을 보다가 그 기분의 정체를 알았습니다. 듣다 보면, 정이 듭니다. 정우와 오달수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도청 코미디 이야기이고, 결말은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이웃사촌 영화 리뷰: 벽 하나 사이의 시놉시스대선을 앞두고 3년 만에 귀국한 야당 총재 의식(오달수)은 공항에서 곧장 가택연금에 들어갑니다. 집은 군경으로 둘러싸이고 기자도 접근 불가. 명목은 연금이지만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니 사실상 감옥입니다. 그리고 그 담장을 유일하게 ..

카테고리 없음 2026. 8. 25. 13:06
킹메이커 리뷰 (그림자전략, 선거공작, 지역감정)

개표방송을 새벽까지 본 적이 있습니다. 출구조사와 다르게 흘러가는 숫자를 보다가 문득 궁금해졌어요. 저 숫자 뒤에서 밤을 새우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킹메이커를 다시 꺼내 본 건 그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이 블로그에 킹메이커 작품 리뷰는 따로 있어서, 오늘 글은 그 옆에 붙이는 각주입니다. 이 영화의 뿌리가 된 실존 인물들과, 달걀 우화로 끝나는 결말의 의미를 정리했습니다. 당연히 결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킹메이커 실화 정리: 그림자의 이력서부터1961년 강원도 인제. 약방을 하던 서창대(이선균)가 낙선을 거듭하는 야당 후보 김운범(설경구)을 무작정 찾아옵니다. 전쟁통에 이북에서 내려와 빨갱이로 몰려 죽을 뻔했다는 남자. 월급도 못 준다는 캠프에 제 발로 들어와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랬다며..

카테고리 없음 2026. 8. 24. 16:39
도굴, 영화리뷰, 선릉, 전어도, 이제훈, 한국범죄영화, 문화재

선릉역에서 2년을 일한 적이 있습니다. 점심 먹고 소화시킨다며 왕릉 담장 옆을 수도 없이 걸었는데, 정작 능 안에는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어요. 입장료가 천 원이었나, 그랬을 겁니다. 그래서 주말에 영화 도굴을 뒤늦게 틀어놓고 좀 웃었습니다. 내가 커피 들고 어슬렁거리던 그 담장 아래로 누군가 이백 미터짜리 땅굴을 파고 있었다니. 결말은 이 글에 적지 않았으니 아직 안 보신 분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도굴 영화 리뷰: 초코파이 껍질을 두고 가는 남자강동구(이제훈)는 땅 냄새만 맡아도 보물을 찾아낸다는 천재 도굴꾼입니다. 이 인간이 얼마나 뻔뻔하냐면, 절의 구층석탑에서 금동불상을 꺼내면서 도굴 현장에 초코파이 껍질을 그냥 두고 옵니다. 잡아보라는 거죠. 그 불상을 들고 골동품 상가를 돌면서 일부러 ..

카테고리 없음 2026. 8. 24. 14:59
조제 리뷰 (헌책방 시선, 제목의 상징, 리메이크 전망)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다시 보고 온 밤, 저는 헌책방 주인이 되어 추천 서가 카드를 쓰기로 했습니다. 버려진 책들을 주워 모아 세상을 배운 여자와, 헌책방을 뒤져 그녀가 사랑하는 소설의 후속작을 구해다 준 남자의 이야기이니, 이 영화는 헌책방 서가에 꽂혀야 마땅하니까요. 2003년 일본 원작의 결말 포함 해석과 함께, 한지민·남주혁 주연 한국판 조제 이야기까지 담았습니다. 원작에 대한 저의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 명작 칸입니다.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해석: 헌책방 서가 카드를 씁니다서가 카드 앞면, 줄거리 요약입니다. 마작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츠네오는 새벽마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듣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언덕에서 굴러 내려온 그 유모차와 마..

카테고리 없음 2026. 8. 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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