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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돈 리뷰 (여의도 생태계, 주가조작, 돈맛)

첫 증권 계좌를 만들던 날을 기억합니다. 앱을 깔고, 만 원을 이체해보고, 문자로 날아온 입금 알림을 괜히 두 번 확인했죠. 그 소심한 만 원의 기억 때문에 영화 돈의 한 장면에서 웃음이 났습니다. 6억 7천만 원이 든 계좌가 도무지 실감 나지 않아 제 계좌로 만 원을 이체해보고서야 잔액 앞에서 몸을 떠는 주인공 — 부정한 돈의 첫 실감이 고작 만 원짜리 문자라는 그 디테일이 이 영화에서 가장 사람 냄새 나는 순간입니다.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의 증권 범죄 스릴러이고, 결말은 이 글에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돈 영화 리뷰: 여의도 생태 보고서영화는 여의도의 생태 보고서로 문을 엽니다. 숫자 뒤에 0이 열 개면 100억. 하루 평균 7조 ..

카테고리 없음 2026. 9. 16. 08:38
82년생 김지영 리뷰 (공감의 한계, 세대의 비극, 젠더갈등)

병원 대기실에서 우리 엄마가 "OO 엄마님"으로 불리는 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수십 년을 그렇게 불려온 사람의 익숙한 대답을 보며, 엄마의 이름 석 자를 마지막으로 불러본 게 언제인지 헤아려봤죠.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가장 오래 남은 것도 결국 그 생각이었습니다 — 그런데 그 감정을 준 사람은 제목의 주인공이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였어요. 이 글은 보지 않고 찬양하는 쪽과 보지 않고 매장하는 쪽 모두와 거리를 두고, 직접 본 영화에 대해서만 적는 결말 포함 리뷰입니다. 정유미와 공유가 나오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82년생 김지영 리뷰: 전선이 되어버린 제목이 영화의 사정부터. 개봉 전부터 난리였습니다. 영화를 만들지 말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고, 시사회 반응이 나오자 한쪽에선 갈등을 조장..

카테고리 없음 2026. 9. 15. 16:26
나쁜녀석들 더 무비 리뷰 (캐릭터 붕괴, 각본 문제, 추석 영화)

2014년 가을, 저는 금요일 밤마다 케이블 앞을 지켰습니다.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 범죄자들을 풀어 더 나쁜 범죄자들을 잡는다는 간명한 설정에,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액션과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포진한 물건이었죠. 그 애정으로 5년 만의 영화판을 추석 극장에서 봤고, 이 글은 그 배신감의 기록입니다. 마동석, 김상중, 김아중, 장기용이 나오는 결말 포함 혹평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이 블로그 최저점 타이인 10점 만점에 2점입니다.나쁜 녀석들 더 무비 리뷰: 멀더 없는 X파일공정하게 원작 이야기부터. 드라마 나쁜 녀석들도 완전무결하진 않았습니다. 몇몇 에피소드는 해외 작품에서 가져온 티가 났고, 캐릭터 역할 분담이 무너져 후반으로 갈수록 지능 담당은 병풍이 되고 반장님은 인상..

카테고리 없음 2026. 9. 15. 08:22
봉오동 전투 리뷰 (완성도, 인물설정, 국뽕신파)

학창 시절 국사 시험을 앞두고 이렇게 외웠습니다. 봉오동 전투는 홍범도, 청산리 대첩은 김좌진. 시험지에 적을 두 줄이 전부였던 그 역사가 사실은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것이었다는 걸 어른이 되어서야 실감했죠. 그래서 시작 전에 분명히 해둡니다. 이 글은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출연한 영화 봉오동 전투에 대한 리뷰이지, 1920년 6월 우리 독립군이 거둔 첫 대승이라는 역사에 대한 평가가 아닙니다. 그 역사는 후손으로서 고개 숙일 일이고, 아쉬운 것은 오직 그 역사를 담은 그릇으로서의 영화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이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4점입니다.봉오동 전투 영화 리뷰: 울컥했던 기획, 흔들린 기본기기대는 컸습니다. 원신연 감독이 이 영화를 두고 한 명의 영웅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

카테고리 없음 2026. 9. 14. 16:20
영화 조커 리뷰 (배경·분석·논란)

조커를 본 날의 상영관을 기억합니다.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고, 불이 켜진 뒤에야 사람들은 말없이 외투를 챙겼죠. 훌륭한 영화를 봤을 때의 흥분이 아니라, 훌륭한데 함부로 좋다고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영화를 봤을 때의 침묵. 그래서 이 글은 선언 하나로 시작합니다. 영화 조커를 칭찬하는 것은 극 중 인물 조커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며, 폭력을 장려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 선을 긋고서야 할 수 있는 해석과 논란 정리를 담은 강스포 리뷰이고, 제 점수는 이 블로그 최고점인 10점 만점에 8.5점입니다.조커 해석: 웃는 얼굴 위의 진짜 눈물로미오와 줄리엣을 사랑한다는 것이 만난 지 며칠 된 미성년자들의 위험한 선택을 권장한다는 뜻이 아니듯, 작품에 대한 애정과 행위에 대한 판단은 ..

카테고리 없음 2026. 9. 14. 14:53
캡틴 마블 리뷰 (배경과 기대, 원더우먼 비교, 캐릭터 완성도)

2019년 봄, 캡틴 마블은 제게 숙제였습니다. 한 달 뒤 엔드게임이 개봉하는데 새 히어로가 열쇠라니, 예습하는 마음으로 극장에 앉았죠. 그리고 나오면서 든 감정이 묘했습니다. 티켓값이 아깝진 않은데 뭔가를 봤다는 느낌도 없는 것. 소개팅에서 애프터 생각은 없는데 주선자에게는 착하고 괜찮은 분이더라 말할 때의 그 '괜찮다' — 이 영화의 좌표가 정확히 거기입니다. 결말까지 담은 스포일러 리뷰이니 참고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4점입니다.캡틴 마블 리뷰: 세 개의 왕관, 빈손의 대관식시작 전에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이 리뷰의 비판은 영화의 메시지를 겨냥하지 않습니다. 원본 리뷰어부터가 소수자를 주목하는 영화들에 오히려 후한 점수를 주는 팬임을 밝히고 시작하고, 저도 같은 자리에 섭니다. 문제..

카테고리 없음 2026. 9. 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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