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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녀석들 더 무비 리뷰 (캐릭터 붕괴, 각본 문제, 추석 영화)

Stv 2026. 9. 15. 08:22

목차


    2014년 가을, 저는 금요일 밤마다 케이블 앞을 지켰습니다.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 범죄자들을 풀어 더 나쁜 범죄자들을 잡는다는 간명한 설정에,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액션과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포진한 물건이었죠. 그 애정으로 5년 만의 영화판을 추석 극장에서 봤고, 이 글은 그 배신감의 기록입니다. 마동석, 김상중, 김아중, 장기용이 나오는 결말 포함 혹평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이 블로그 최저점 타이인 10점 만점에 2점입니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 리뷰: 멀더 없는 X파일

    공정하게 원작 이야기부터. 드라마 나쁜 녀석들도 완전무결하진 않았습니다. 몇몇 에피소드는 해외 작품에서 가져온 티가 났고, 캐릭터 역할 분담이 무너져 후반으로 갈수록 지능 담당은 병풍이 되고 반장님은 인상만 쓰셨으며, 결말은 늘 액션 담당 둘이 쓸어버리는 것으로 수렴했죠. 아이디어는 좋은데 수습할 각본력이 달렸던 시리즈. 그래도 지향점이 명확했고 액션의 합이 있었습니다(출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드라마의 영화화에는 정석이 있습니다.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거나, 드라마 여건상 못 했던 큰 스케일을 보여주거나, 최소한 물량이라도 쏟아붓는 것. 그리고 그 첫걸음은 오리지널 캐릭터들을 제대로 챙겨 출발하는 것입니다. 멀더가 안 나오는 X파일, 스컬리 없는 X파일을 상상해보세요.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첫걸음부터 넘어집니다. 원작의 이 전무는 언급조차 없고, 어떤 인물은 나오자마자 전선에서 이탈하며, 오구탁 반장(김상중)은 투병 설정으로 뒷선에 물러나고, 원작 액션의 절반을 책임지던 정태수는 종교에 귀의했다며 합류를 거부합니다.

    그렇게 멀쩡히 남은 사람이 박웅철(마동석) 하나. 이 순간 이 영화는 나쁜 녀석들이기를 멈추고, 마동석이 등장해 주먹으로 무언가를 부수는 수많은 영화 중 한 편이 됩니다. 원작 액션이 재미있었던 건 개성이 다른 두 액션 캐릭터의 합 — 든든한 우리 편이 둘이라는 감각 — 덕이었는데, 한 축이 빠지자 남은 것은 원맨쇼뿐. 문제는 그 원맨쇼조차 당시 극장에서 몇 번째인지 셀 수 없이 반복되던 그림이었다는 겁니다. 유일한 액션마저 식상해진 액션 영화 — 이 영화의 처지가 그랬습니다.

    원작 캐릭터는 지우고, 남은 건 익숙한 원맨쇼 — 제목만 빌려온 영화가 원작 팬에게 주는 상처의 표본입니다.

    원작 드라마 비교: 사라진 고참들, 성의 없는 신입들

    빈자리는 새 캐릭터가 메꿔야 할 텐데, 성의가 없습니다. 곽노순(김아중)은 등장부터 수사 협조 대신 카라멜 마끼아또를 주문하는 4차원 콘셉트에 양갈래 머리, 자기 물건이 든 캐리어 — 어디서 본 조합이죠. 특정 머리 모양을 했다고 다 같은 캐릭터인 건 아니지만, 원본 리뷰어가 90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장담하듯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할리퀸에서 인상적인 장면 몇 개를 따다 붙인 흔적이 짙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설정이 필요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것. 사건과 이 인물의 관계가 장면마다 바뀌는데, 이쯤 되면 캐릭터가 아니라 플롯의 심부름꾼입니다.

    고유성 형사(장기용)는 등장하자마자 웅철에게 한 방에 제압당하며 '쟤는 안 되는구나'라는 인상만 남기고, 이후 내내 사냥개처럼 뛰어다니지만 막타는 언제나 마동석의 몫입니다. 원작의 정태수가 웅철과 대등하게 투닥거리며 쌓던 재미를, 이 신입은 구조적으로 가질 수 없게 설계된 거죠.

    이 영화의 각본을 한 단어로 줄이면 '하다 마는'입니다. 고유성의 아버지 이야기가 대표적이에요. 몇 번이나 회상과 대사로 운을 띄우는데 — 수십 건의 사건을 막은 훌륭한 경찰이었다는 데까진 갑니다 — 그래서 그 아버지가 누구이고 아들에게 무엇을 남겼으며 지금의 그를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끝내 말하지 않습니다. 복선이면 회수를 하고 사연이면 완주를 해야죠. 차라리 설명이 과하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관객을 이해시키고야 말겠다는 태도가, 알아서 받아들이라는 이 불친절보다 백배 낫습니다. 주인공급 캐릭터의 동기도 목적도 설명하지 못하는 각본이 스토리텔링을 해낼 리 없습니다.


    혹평 이유: 코인의 총합, 영화의 부재

    본편의 구성은 호송버스 탈취 이후 도망친 범죄자들을 하나씩 잡는, 드라마 두어 편을 이어 붙인 듯한 흐름으로 갑니다. 원작 요약 장면의 연출이 씬시티의 그 유명한 화면을 그대로 복사한 대목에 이르면 — 오마주라 부르기엔 재해석이 없는 — 이 영화가 무엇 하나 제 손으로 지은 게 없다는 인상이 굳습니다.

    그리고 결정타, 최종 빌런의 조립 방식입니다. 모든 사건의 배후는 일본 야쿠자 거물인데, 일본 최대 조직과의 항쟁, 한국 조직 흡수 야욕, 일제강점기의 전쟁범죄까지 연상시키는 대사들 — 역사 속 '나쁜 일본'의 요소들을 한 인물에 몰아넣고, 그를 태극기 새겨진 마동석의 팔뚝으로 응징하는 그림을 클라이맥스로 삼았습니다. 오해 없으시길. 그 역사에 대한 분노는 정당하고 반일 소재 자체가 죄도 아닙니다. 봉오동 전투 리뷰에서도 적었듯 문제는 언제나 소비 방식입니다. 아픈 역사를 서사의 필연 없이 관객의 반사적 분노를 뽑아내는 상업 코드로 쓰는 것 — 개봉 시기의 시국에 편승한 이 설계는, 그 역사를 진지하게 다뤄온 작품들에 대한 실례이기도 합니다.

    명절 코인, 원작 코인, 마동석 코인, 시국 코인. 이 영화는 코인의 총합이지 영화의 총합이 아닙니다. 원본 리뷰어의 걱정에 저도 동감합니다. 새로 해보려는 시도조차 사라진 명절 영화들이 반복되면 관객은 명절에 극장을 찾지 않게 되고, 파이가 줄면 투자가 줄고, 투자가 줄면 질이 또 떨어지는 악순환 — 그 표본 같은 영화입니다. 점수는 2점, 이 블로그 최저점 타이입니다. 백두산은 CG라도 남겼지만 이 영화는 칭찬할 목록을 끝내 못 찾았습니다. 원작 드라마의 팬이라면 오히려 피하세요. 아는 만큼 아픈 유형입니다.


    덧붙이는 질문들

    Q. 원작 드라마를 안 봤는데, 영화만 봐도 되나요?

    A. 이야기 자체는 독립적으로 따라갈 수 있고, 오히려 원작을 모르는 쪽이 배신감 없이 볼 수 있긴 합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남는 건 흔한 원맨 액션물이라 추천의 온도는 낮습니다. 이 세계관이 궁금하다면 영화가 아니라 2014년 드라마 시즌1을 보시는 게 정답입니다.


    Q. 나쁜 녀석들 드라마는 영화 말고 후속이 없나요?

    A. 있습니다. 2017년 방영된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가 같은 세계관의 후속 시리즈로, 출연진을 새로 꾸려 도시의 비리를 파는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원작의 결을 잇는 쪽은 영화판보다 이쪽이라는 평이 많으니, 시즌1이 좋았던 분은 영화 대신 이 시리즈로 넘어가시는 걸 권합니다.


    Q. 마동석표 액션이 보고 싶다면 대안은 뭘까요?

    A. 같은 주먹이라도 판이 제대로 깔린 범죄도시 시리즈가 정석 코스입니다. 캐릭터와 빌런, 유머의 합까지 갖춰져 원맨쇼가 아니라 영화가 되어 있거든요. 마동석의 코미디 쪽 매력이 궁금하다면 이 블로그에서 다룬 시동의 거석이형도 좋은 선택지입니다.


    금요일 밤의 추억에게

    극장을 나서며 2014년 금요일 밤의 저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로 완결된 추억으로 두는 게 맞았다고. 어떤 속편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원작에 대한 예의라고.

    그래도 이 리뷰가 원작까지 깎아내리는 글로 읽히지는 않길 바랍니다. 나쁜 녀석들이라는 설정의 매력은 지금도 유효하고, 그 매력을 제대로 받아 적을 각본을 언젠가 만난다면 이 팀은 다시 근사해질 수 있습니다. 금요일 밤의 추억은 그때까지, 케이블 채널 어딘가에 고이 보관해 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