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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맨 리뷰 (줄거리, 배우, 신파)

새해 다이어리의 첫 장에 버킷리스트를 적던 시절이 있습니다. 오로라 보기, 마라톤 완주, 피아노 다시 배우기 — 해가 바뀌어도 목록은 그대로였고, 언젠가부터는 적는 것조차 그만뒀죠. 시간이 많다고 믿는 사람의 여유였을 겁니다. 퍼펙트맨은 그 목록 앞에서 정반대의 처지에 놓인 두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없는 남자와, 시간밖에 없는 남자. 설경구와 조진웅의 블랙코미디이고, 이 글은 결말을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퍼펙트맨 리뷰: 시간이 없는 남자, 시간밖에 없는 남자영기(조진웅)는 부산 바닥의 건달입니다. 주먹 하나로 굴러온 인생이지만 요령은 없어서 조직에서도 밀려나는 신세죠. 사고를 치고 법정에 선 그에게 내려진 판결은 집행유예와 사회봉..

카테고리 없음 2026. 9. 29. 08:06
아쿠아맨 리뷰 (줄거리, 액션, 관람팁)

DC 팬으로 산다는 건 오래 사귄 연인에게 반복적으로 서운해지는 일과 비슷합니다. 다크나이트의 기억으로 버티다가 개봉일마다 극장에 달려가고, 나오면서 변명거리를 찾는 것. 그래서 아쿠아맨은 아예 기대를 접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극장에 앉아 내내 든 생각은 하나였어요. 아니, DC가… DC 영화가 이럴 리가 없는데. 제임스 완 감독, 제이슨 모모아 주연의 이 물속 히어로물에 대한 반전 호평 리뷰이고, 줄거리 언급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5점입니다.아쿠아맨 리뷰: 기대를 접자 바다가 열렸다줄거리는 한 줄로 요약됩니다. 육지에서 히어로 노릇을 하던 혼혈 왕자 아서(제이슨 모모아)가, 인간과의 전쟁을 선언한 아틀란티스의 왕이자 이복동생 옴(패트릭 윌슨)을 막기 위해 전설의 삼지창을 ..

카테고리 없음 2026. 9. 28. 08:52
걸캅스 리뷰 (검거율, 성차별, 버디물)

낯선 숙박업소에 들어가면 콘센트 구멍을 괜히 한 번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불법 촬영이라는 범죄가 우리 일상에 심어둔 불안이죠. 그래서 먼저 분명히 적습니다. 이 범죄는 실재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은 사회적 죽음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으며,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은 논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라미란과 이성경의 걸캅스는 바로 그 의제를 정면에 내건 영화였고, 이 글의 비판은 그 의제가 아니라 의제를 담은 그릇 — 영화의 전달 방식과 완성도 — 를 향합니다. 이 영화를 유쾌하게 본 분들의 감상도 정당하다는 것을 미리 밝혀두고요. 원본 리뷰어는 0점을 매겼지만 제 점수는 배우들의 몫을 반영한 10점 만점에 2점입니다. 결말 언급 있는 리뷰이니 참고하세요.걸캅스 리뷰: 민원실의 시누이와 올케박미영(라미란..

카테고리 없음 2026. 9. 23. 09:18
내안의 그놈 리뷰 (영화 줄거리, 반전 포인트, 총평)

누구에게나 혀가 기억하는 분식집이 하나쯤 있습니다. 제 경우엔 학교 앞 지하상가의 라면집이었는데, 훗날 일부러 찾아갔더니 가게는 사라지고 휴대폰 매장이 들어서 있더군요. 내안의 그놈의 첫 장면에서 그 헛헛함이 겹쳐 보였습니다. 고급 양복의 사내가 낡은 분식집을 찾아가 라면 맛이 옛날 같지 않다고 투덜대는 장면 — 그가 찾던 건 라면이 아니라 그 라면을 끓여주던 사람이었다는 걸 영화는 천천히 알려줍니다. 박성웅, 진영, 라미란의 영혼 체인지 코미디이고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내안의 그놈 리뷰: 뒤바뀐 영혼의 소동주인공 장판수(박성웅)는 조폭 출신의 사업가입니다. 재개발 구역의 세입자를 몰아내는 일에 부하들을 보내고, 국밥집 사장 소리를 듣던 시..

카테고리 없음 2026. 9. 22. 14:06
신의 한 수 귀수편 리뷰 (복수극, 바둑 활극, 트라우마)

초등학생 때 동네 바둑교실을 석 달 다니고 그만뒀습니다. 원장 선생님의 한마디 때문이었죠. 너는 수읽기가 안 되는구나. 어린 마음에도 그 말은 오래 남아서, 신의 한 수 귀수편의 소년이 같은 말을 듣는 장면에서 옛 상처가 덧났습니다. 기재가 전혀 없다 — 다만 이 영화의 소년은 저처럼 바둑판을 접는 대신, 그 말을 한 사람을 평생의 과녁으로 삼습니다. 권상우 주연의 바둑 액션 활극이고, 결말과 반전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신의 한 수 귀수편 리뷰: 기재가 없다던 아이이야기는 1988년에서 시작합니다. 훗날 귀수라 불릴 소년은 프로기사 황덕용의 집에 더부살이하며 잔심부름으로 연명하고, 하나뿐인 혈육인 누나 수연은 그 집의 청소일로 동생의 바둑 수업비를 ..

카테고리 없음 2026. 9. 22. 09:22
말모이 리뷰 (조선어학회, 민족 말살, 사전 편찬)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국어사전을 받았습니다. 벽돌만 한 두께에 손가락이 미끄러지던 얇은 종이, 모르는 단어를 찾으면 왠지 어른이 된 것 같던 기분. 그 사전이 책장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다는 걸 잊고 살다가, 영화 말모이를 보고 나서야 다시 꺼내 먼지를 닦았습니다. 이 흔한 책 한 권이 누군가에겐 목숨과 바꾼 물건이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유해진과 윤계상이 나오는 이 영화의 결말과 실제 역사까지 담은 리뷰이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말모이 영화 리뷰: 까막눈과 사전배경은 일제의 탄압이 절정으로 치닫던 1940년대입니다. 일본식 이름으로 바꾸지 않으면 입학도 취직도 막히던 창씨개명의 시절, 일제는 민족의 근간인 말과 글을 지우기 위해 조선어 사용 자체를 금지해갑니다. 그 시대의 경성에 까막눈..

카테고리 없음 2026. 9. 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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