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운동회 날, 청군 백군이 마주 보고 발을 구르며 박수를 쳤습니다. 쿵쿵 짝, 쿵쿵 짝 — 그게 노래인 줄도, 하물며 퀸의 We Will Rock You인 줄도 모르고 우리는 그 리듬을 알고 있었죠. 제목을 배우기 전에 몸이 먼저 외운 음악, 퀸의 불멸이란 그런 겁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 불멸의 목소리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 영화인데 — 뜻밖에도 이 글의 바탕인 리뷰어, 스스로 비틀즈보다 퀸이 좋다는 골수팬이 매긴 점수는 10점 만점에 4점입니다. 극장에서 떼창까지 하며 이 영화를 사랑한 995만 관객의 감동은 온전히 정당합니다. 이 글은 그 체험과 별개로 영화라는 그릇의 완성도를 따져보는 비평이고, 결말까지 다루니 참고하세요. 제 점수도 4점입니다.보헤미안 랩소디 리뷰: 이방인 프레디호평할 것..
2018년 4월 말의 일주일을 기억합니다. 사무실에도 단톡방에도 암묵의 계엄령이 내려졌던 시간 — 결말을 말하는 자, 절교를 각오하라. 세상이 영화 한 편의 결말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로 나뉘었던 그 주의 영화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입니다. 마블 스튜디오 19번째 작품이자 23인의 히어로가 총집결한 이 영화를, 방구석1열의 대담을 길잡이 삼아 되짚어봅니다. 그 유명한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리뷰: 흩어진 영웅들, 모이는 스톤시빌 워의 내분으로 어벤져스가 갈라선 지 2년. 평화롭던 지구의 하늘에서 만신창이가 된 브루스 배너가 추락합니다. 그가 들고 온 소식은 경고였죠. 타노스 — 우주를 돌며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는 존재가 있..
어릴 적 할머니 집 안방 시렁 위에는 함부로 손대면 안 되는 단지가 하나 있었습니다. 쌀이 담긴 그 단지를 왜 만지면 안 되느냐 물으면, 할머니는 집을 지키는 분이 계신 거라고만 하셨죠. 신과함께: 인과 연을 보다가 그 단지가 떠올라 혼자 웃었습니다. 마동석이 연기하는 성주신이 바로 그 단지에 모셔진, 집을 지키는 신이거든요.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의 쌍천만 시리즈 2편이고, 차사들의 천 년 전 과거와 재판의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신과함께 인과 연 리뷰: 세 겹으로 엮인 이야기이야기는 1편의 엔딩에서 한 호흡도 쉬지 않고 이어집니다. 저승 차사가 원귀를 데리고 저승을 공격한 초유의 사태 — 그 중심의 망자 김수홍을 두고 강림(하정우)이 염..
다니던 헬스장에 온몸이 문신인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러닝머신도 멀찍이 떨어져 탔는데, 알고 보니 그분은 초보자의 자세를 제일 다정하게 봐주고 남이 흘린 땀 자국까지 말없이 닦는 사람이었죠. 겉모습으로 쳐둔 마음의 울타리가 머쓱해지던 그 기억을,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을 보며 다시 꺼냈습니다. 깡패라는 겉모습 안에 영웅이 들어 있었다는 이야기 — 1억뷰 웹툰을 원작으로 김래원, 원진아, 진선규가 뭉친 코미디입니다.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리뷰: 사표 내는 조직 회장주인공 장세출(김래원)의 이력부터. 12년 전 목포를 주름잡던 조직들 간의 전쟁 통에 형제 같던 하나뿐인 친구를 잃었습니다 — 칼에 맞아 목숨을 잃..
교복을 입던 열일곱의 제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중간고사였습니다. 시험 범위가 공포였고 성적표가 재난이었던 그 나이 — 같은 나이의 소년들이 교복 위에 총을 메고 군함에 올랐던 가을이 1950년에 있었습니다. 김명민 주연의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그 소년들의 실화입니다. 미리 분명히 해둡니다. 이 글의 비평은 영화라는 그릇을 향한 것이지, 그 역사와 희생을 향한 것이 아닙니다.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리뷰: 교복 위에 총을 멘영화는 동해로 향하는 수송선 문산호에서 시작합니다. 갑판을 채운 것은 군복이 아니라 교복 차림의 학생들 — 학도병입니다. 평균 훈련 기간 2주가 채 되지 않는 소년들을 이끄는 지휘관 이명준 대위(..
월미도에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바이킹과 디스코팡팡의 비명, 조개구이 골목의 연기 — 제게 월미도는 그저 유쾌한 유원지의 이름이었죠. 그 섬이 1950년 9월,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포화의 한복판이었다는 걸 실감한 건 부끄럽게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이정재, 이범수, 리암 니슨의 인천상륙작전 — 그 바다에서 이름도 없이 스러져간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미리 분명히 해둡니다. 이 글의 비평은 영화라는 그릇을 향한 것이지, 그 역사와 희생을 향한 것이 아닙니다.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5점입니다.인천상륙작전 리뷰: 적진 한복판의 이름때는 1950년 9월, 전쟁 발발 석 달 만에 국토 대부분이 넘어간 절체절명의 시기. 북한군으로 가득한 인천의 사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