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자면 저는 선인장도 죽이는 사람입니다. 물을 줬는지 안 줬는지 헷갈리다 과습으로 보내고, 미안해서 안 줬다가 말려 보내죠. 그런 제가 요즘 토요일 밤마다 난초 한 송이 때문에 심장이 조여드는 드라마를 본방사수하고 있습니다. tvN 작은 아씨들, 이번 5회와 6회는 그 푸른 난초가 마침내 이야기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온 회차였습니다. 두 회차의 줄거리와 해석을 담은 글이니 아직 안 보신 분은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지금까지의 중간 점수는 10점 만점에 7.5점입니다.작은 아씨들 5회 6회 줄거리: 세 자매의 이번 주 전선첫째 인주(김고은)의 전선부터. 세상을 떠난 진화영의 경리 자리를 대신하게 된 인주에게 최도일(위하준)이 판을 짭니다. 인주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화영이 남긴 700억을 싱가포..
어릴 때 따라갔던 시골 장례식장의 풍경을 기억합니다. 마을 어른들이 다 모여 앉아 육개장에 막걸리 잔을 돌리고, 슬픔과 안부와 동네 소문이 한 상에서 오가던 자리. 결백은 그 익숙한 풍경을 스릴러의 무대로 바꿔버리는 영화입니다. 조문객들이 돌려 마신 막걸리 잔에서 사건이 시작되니까요.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의 법정 스릴러이고, 이 글은 결말과 진범의 정체까지 담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결백 영화 리뷰: 한 상에서 시작된 사건대천시의 유지 안태수의 장례식. 현직 시장 추인회(허준호)를 비롯한 마을 어른들이 모여 곧 유치될 카지노 이야기로 들떠 있던 자리에서, 막걸리를 마신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집니다. 술에 농약이 섞여 있었던 것. 다섯 명이 중태에 빠진 이 사..
어릴 때 동물원에서 미동도 없는 호랑이를 한참 보다가 아빠에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저거 인형 아니야? 그날의 의심이 영화가 됐다면 아마 이런 모양일 겁니다. 해치지않아는 그 농담을 아예 사업 모델로 만들어버린 코미디입니다. 극한직업을 만든 제작사의 후속작이고, 안재홍과 강소라가 동물 탈을 뒤집어씁니다. 결말의 구체적인 내용은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해치지않아 리뷰: 동물 없는 동물원의 개장줄거리는 간단합니다. 로펌의 만년 수습 태수(안재홍)가 정직원 전환을 조건으로 망해가는 동물원 '동산파크'의 회생 미션을 떠안는데, 가서 보니 동물원에 정작 동물이 없습니다. 돈 되는 동물들은 이미 팔려 나간 뒤였죠. 궁지에 몰린 태수와 사육사들이 ..
저는 응모권만 보면 일단 쓰고 보는 사람입니다. 마트 영수증 뒷면, 아파트 알뜰장 경품함, 통신사 룰렛까지. 전적을 고백하자면 최고 당첨이 주방세제 세트였습니다. 그래서 하와이 가족여행쯤 되는 당첨은 늘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오케이 마담은 그 꿈의 당첨이 재앙으로 바뀌는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비행기가 뜨자마자요. 엄정화, 박성웅, 이상윤의 하이재킹 코미디 액션이고, 이 글은 결말 줄거리를 담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오케이 마담 리뷰: 공짜 업그레이드의 값주인공 미영(엄정화)은 시장에서 꽈배기 가게를 하는 사장님입니다. 만들자마자 팔리는 손맛에, 억척스럽게 가족을 건사하는 생활의 달인. 남편 석환(이상윤)은 옆에서 전파사를 하는 순둥이인데 이 남자의 유일..
어릴 때 우리 집 안방에는 자개 장롱이 있었습니다. 낮에는 아무렇지 않은 그 문이 밤에 조금이라도 벌어져 있으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 틈을 안 보려고 애를 썼죠. 닫아달라고 하면 되는데 그 앞까지 가는 게 무서웠던 밤들. 클로젯은 정확히 그 유년의 공포를 겨냥한 영화입니다. 하정우와 김남길이 옷장 너머의 어둠과 마주하는 오컬트이고, 이 글은 결말과 원혼의 정체까지 담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클로젯 리뷰: 닫아도 다시 열리는 문이야기는 한 부녀의 이사로 시작합니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은 어린 딸 이나를 데리고 외딴 새집으로 들어옵니다. 아내의 사고에 대한 죄책감, 일 때문에 늘 바빴던 아빠, 그리고 아빠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딸. 유일한 혈육인..
선거철 시장 골목에서 후보와 악수를 한 적이 있습니다. 두 손으로 제 손을 감싸 쥐고 눈을 맞추며 웃는데, 집에 오는 길 내내 궁금했어요. 저 미소는 몇 퍼센트가 진짜일까. 정직한 후보는 그 궁금증에 저주로 답하는 영화입니다. 만약 저 사람이 내일부터 진실만 말하게 된다면.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가 그 대참사를 연기하는 코미디이고, 결말은 이 글에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정직한 후보 리뷰: 미소의 진실 함량주인공 주상숙(라미란)은 3선에 도전하는 국회의원이자 이미지 연출의 장인입니다. 대중 앞에 나서기 전 고급 구두를 허름한 검은 구두로 갈아 신고, 그것도 모자라 일부러 밟아 때를 입히는 디테일. 사무실에선 미소 한번 없던 사람이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