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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 리뷰 (배경·분석·논란)

조커를 본 날의 상영관을 기억합니다.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고, 불이 켜진 뒤에야 사람들은 말없이 외투를 챙겼죠. 훌륭한 영화를 봤을 때의 흥분이 아니라, 훌륭한데 함부로 좋다고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영화를 봤을 때의 침묵. 그래서 이 글은 선언 하나로 시작합니다. 영화 조커를 칭찬하는 것은 극 중 인물 조커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며, 폭력을 장려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 선을 긋고서야 할 수 있는 해석과 논란 정리를 담은 강스포 리뷰이고, 제 점수는 이 블로그 최고점인 10점 만점에 8.5점입니다.조커 해석: 웃는 얼굴 위의 진짜 눈물로미오와 줄리엣을 사랑한다는 것이 만난 지 며칠 된 미성년자들의 위험한 선택을 권장한다는 뜻이 아니듯, 작품에 대한 애정과 행위에 대한 판단은 ..

카테고리 없음 2026. 9. 14. 14:53
캡틴 마블 리뷰 (배경과 기대, 원더우먼 비교, 캐릭터 완성도)

2019년 봄, 캡틴 마블은 제게 숙제였습니다. 한 달 뒤 엔드게임이 개봉하는데 새 히어로가 열쇠라니, 예습하는 마음으로 극장에 앉았죠. 그리고 나오면서 든 감정이 묘했습니다. 티켓값이 아깝진 않은데 뭔가를 봤다는 느낌도 없는 것. 소개팅에서 애프터 생각은 없는데 주선자에게는 착하고 괜찮은 분이더라 말할 때의 그 '괜찮다' — 이 영화의 좌표가 정확히 거기입니다. 결말까지 담은 스포일러 리뷰이니 참고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4점입니다.캡틴 마블 리뷰: 세 개의 왕관, 빈손의 대관식시작 전에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이 리뷰의 비판은 영화의 메시지를 겨냥하지 않습니다. 원본 리뷰어부터가 소수자를 주목하는 영화들에 오히려 후한 점수를 주는 팬임을 밝히고 시작하고, 저도 같은 자리에 섭니다. 문제..

카테고리 없음 2026. 9. 11. 15:37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복선, 오마주, 비하인드)

엔드게임 리뷰를 쓰고 나서 며칠간 마블 후유증을 앓았습니다. 11년짜리 이야기의 커튼콜을 보고 난 허전함. 그 허전함을 달래려 페이즈3의 진짜 마지막 작품,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숨은그림찾기 하듯 다시 봤습니다. 그리고 알게 됐죠. 이 발랄한 유럽 여행기가 얼마나 촘촘한 복선과 오마주로 지어진 집인지. 이 글은 그 숨은그림들의 정리이고, 결말과 쿠키 내용까지 담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영화에 대한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비하인드: 페이즈3의 진짜 마지막감독의 목표부터가 균형이었답니다. 엔드게임 직후의 세계를 다루는 만큼 감성적이되, 전작 홈커밍이 세운 스파이더맨 특유의 발랄한 톤을 잃지 않을 것(출처: IMDb — Spider-Man: Far From Ho..

카테고리 없음 2026. 9. 11. 10:47
엑시트 리뷰 (용남, 클라이밍, 재난영화)

제게도 아무짝에 쓸모없다고 놀림받던 특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릴 적 보이스카우트에서 배운 매듭법. 인생에서 그게 빛난 순간은 이삿날 트럭 짐을 묶을 때 단 한 번이었지만, 그 한 번의 뿌듯함을 아직 기억합니다. 엑시트는 그 뿌듯함을 도시 전체 스케일로 키운 영화입니다. 조정석과 임윤아가 유독가스에 잠긴 도심을 맨몸으로 탈출하는 재난 코미디이고, 결말은 이 글에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엑시트 영화 리뷰: 쓸모없던 특기의 반격남들 다 출근하는 시간에 공원 철봉에 매달려 있는 남자, 용남(조정석). 대학 시절 클라이밍 동아리의 에이스였지만 그 경력은 이력서 어느 칸에도 못 들어가고, 취업은 번번이 낙방, 동네 꼬마들에게는 유명인사요 조카에게는 ..

카테고리 없음 2026. 9. 11. 09:39
실사판 알라딘 리뷰 (나오미 스콧, 자파, 어 홀 뉴 월드)

노래방에서 어 홀 뉴 월드에 도전해본 사람은 압니다. 이 곡이 얼마나 신성한 영역인지. 파트를 나누다 싸우고, 고음에서 겸손해지고, 결국 원곡이나 듣자며 마이크를 내려놓게 되는 노래죠. 제게도 그 곡은 어린 시절 가슴이 터질 듯 두근거렸던 인생 최고의 판타지였습니다. 그래서 실사판 알라딘을 보러 가던 날의 마음은 팬심 반 걱정 반이었고, 보고 나온 결론은 이렇습니다. 나는 이 영화가 좋다. 그런데 좋은 영화냐고 물으면, 그건 다른 문제다. 결말 언급이 있는 리뷰이니 참고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알라딘 실사판 리뷰: 구름 위의 자유, 구름 아래의 자유좋았던 것부터 적습니다. 낮의 아그라바가 아름답습니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붉은 톤으로 기억되던 도시가 실사판에선 형형색색으로 살아나는데,..

카테고리 없음 2026. 9. 10. 19:22
겨울왕국2 리뷰 (세계관, 각본, 크리스토프)

2014년 겨울, 우리 동네 놀이터는 엘사로 가득했습니다.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예닐곱 살 여왕님들이 미끄럼틀 위에서 렛잇고를 열창하던 풍경.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최초의 천만 관객이라는 기록은 통계지만, 제게 겨울왕국 1편의 위력은 그 놀이터의 합창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6년 만의 2편을, 이제는 훌쩍 자랐을 그날의 여왕님들과 같은 상영관에서 봤습니다. 엘사 마법의 기원부터 결말의 선택까지 스포일러가 있는 리뷰이니 참고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겨울왕국 2 리뷰: 6년 만의 겨울1편이 바꾼 판부터 복기해 둡니다. 한국은 애니메이션의 무덤이라던 징크스와 '애니는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편견을 함께 녹여버린 영화. 실제로 국내 극장 애니 흥행 상위권이 겨울왕국 전과 후로 나뉠 만큼..

카테고리 없음 2026. 9. 1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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