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고 나서, 저는 극 중 만남 앱 '오작교미'의 사용자가 된 기분으로 앱 스토어 리뷰를 남기기로 했습니다. 별점은 다섯 개 중 세 개, 한 줄 요약은 "초반 매칭은 완벽, 마지막 업데이트가 아쉬움". 성과 연애를 정면으로 다루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이며, 이 글에는 결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두 가지 모두 참고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연애 빠진 로맨스 리뷰: 별점 3개짜리 앱 사용기설치 배경부터 적습니다. 정가영 감독은 사랑과 성에 대한 담론을 이토록 솔직하고 재미있게 던지는 데에는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밤치기와 비치 온 더 비치로 '리틀 홍상수'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저는 그 별명이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술자리 대화극이라는 분위기는 닮았을지언정 ..
고질라 대 콩을 보는 동안 저는 링사이드의 심판이 된 기분으로 채점표를 적었습니다. 킹콩이 스크린에 등장한 1933년 이후 9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괴수 영화의 계보에서, 두 왕이 정면으로 맞붙는 이 빅매치를 라운드별로 판정한 기록입니다. 결론부터 적으면 "한 번 더 봐야겠는데"였고, 이 글에는 승부의 결과를 포함한 치명적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고질라 VS 콩 리뷰: 링사이드에서 적은 채점표경기 전 전적 조회부터. 저는 일본판 고지라 시리즈와 레전더리의 고질라 시리즈를 모두 좋아하는 관객입니다. 몬스터버스(MonsterVerse) — 고질라와 콩을 한 세계관에 묶은 레전더리의 괴수 영화 시리즈 — 의 성적표를 보면, 2014년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에서 전율했고, 콩 스컬 아일랜드는 평범..
킹스맨 양복점의 단골로서 수선 주문서를 접수합니다. 킥애스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로 저를 단골로 만든 매튜 본 감독이 4년 만에 들고 온 프리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결론부터 적으면 제 평점은 10점 만점에 4점이고, 그래도 못 입을 옷은 아니라는 게 검수 소견입니다. 어디서 봉제가 틀어졌는지, 주문서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는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리뷰: 단골이 접수한 수선 주문서의뢰 경위부터 적습니다. 저는 매튜 본의 오랜 손님입니다. 킥애스: 영웅의 탄생은 지금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히어로물 중 하나이고, 만화적 연출과 캐릭터의 원초적 매력을 정확히 이해하는 그의 감각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절정을 찍었습니다. 그 정장의 핵심은 원단이 아니..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흘려보낼 뻔했습니다. '또 눈물 짜내는 가족 영화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극장을 나오면서 제가 손수건을 꺼낸 게 두 번이었습니다. 영화 기적(2021)은 실제로 존재하는 양원역을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기차역 하나 없는 산골 마을 이야기가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까지 흔드는지, 제가 겪은 그 두 시간을 풀어보겠습니다.기적 영화 리뷰: 양원역 실화가 쌓아 올린 온기의 정체영화의 배경이 되는 양원역은 실존합니다. 경북 산골 마을 주민들이 기차역도 없이 왕복 다섯 시간을 선로 위로 걸어 다니다 직접 역을 만든 곳입니다. 쉽게 말해 나라가 안 해주니까 마을이 직접 해냈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실화라는 사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묘한 무게를 더합니다.영화는 이 실화 위에 수학 천재 고등학..
[민원 접수번호 2021-기적호] 귀하께서 접수하신 민원 "영화 기적, 관람할 가치가 있습니까"에 대한 처리 결과를 통지합니다. 극 중 준경이 간이역을 지어달라고 대통령에게 편지를 수십 통 보내듯, 저도 이 영화에 대한 회신을 통지서 형식으로 작성했습니다. 결론부터 고지하면 승인, 관람 추천입니다. 세 번째 검토 항목은 스포일러 열람 구역이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기적 영화 리뷰: 접수된 민원에 회신합니다검토 1항, 사업 개요. 무대는 기차역이 없는 경북 산골 마을입니다. 마을 밖으로 나가는 길이 기찻길뿐이라 주민들은 왕복 다섯 시간을 선로 위로 걸어 다니고, 그 위험한 길 위에서 실제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온 동네입니다. 수학 천재 고등학생 준경(박정민)은 이 마을에 간이역 — 정식 역과 달리 역무원 없..
랑종 시사회에 다녀온 다음 날, 스마트워치의 심박수 기록을 열어봤습니다. 이 후기는 그 그래프를 따라 복기한 관람기입니다. 셔터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과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만난 태국 공포 영화, 7월 14일 개봉작. 결론부터 말하면 좋았고, 동시에 경고부터 하겠습니다. 이 영화, 각오 없이 입장할 작품이 아닙니다. 줄거리는 중반까지만 다루며 결정적 스포일러는 봉인했습니다.랑종 시사회 후기: 심박수 기록지로 복기한 두 시간구간 1, 안정 심박 72. 영화는 태국 산골 마을에서 대를 이어 바얀 신을 모셔온 무당 님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카메라가 따라가며 시작합니다. 실제 방송 다큐를 보는 듯한 인터뷰와 관찰의 형식이라, 저는 초반 한동안 이것이 공포 영화라는 걸 잊고 있었습니다. 그 방심이 이 영화의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