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베테랑을 두 번 볼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개봉 때 극장에서 이미 봤고, 충분히 즐겼다고 여겼거든요. 그런데 방구석1열에서 유아인 편을 보고 난 뒤 다시 틀었다가, 처음 봤을 때는 보이지 않던 장면들이 눈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영화가 1,300만을 넘길 수 있었던 이유가, 재관람하면서 비로소 납득이 됐습니다.실존 모티브를 알고 보면, 분노의 결이 달라집니다혹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조태오가 배기사에게 글러브를 쥐여주고 돈을 내던지는 장면에서 "저게 실제로 있었던 일이야?" 하는 생각이 드셨습니까? 저는 처음엔 그냥 극적 장치라고 봐 넘겼습니다.그런데 재관람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이 장면의 모티브가 실제 사건이라는 사실을요. 국내 대형 그룹 오너 일가의 사촌이 폭행을 행사하고 ..
솔직히 저는 디즈니플러스 한국 오리지널을 그렇게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기대했다가 실망한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요. 그런데 신세계 제작진이 만든 느와르라는 말에 반신반의하며 틀었다가, 주말을 통째로 날렸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직전 손을 집어넣는 장면 하나가 저를 그 자리에 못 박아 버렸습니다.오프닝 3분이 작품 전체를 설명한다일반적으로 느와르 장르는 초반부터 총격이나 격투로 시선을 잡아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최악의 악은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두 남자의 서열 싸움으로 포문을 엽니다. 무기도 없고, 총성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3분짜리 밀실 대치가 이후 펼쳐질 야생의 논리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이미 "이건 끝까지 봐야겠다"는 확신이 섰습니..
조희팔 사건 기사를 처음 읽었을 때 솔직히 이게 현실인지 의심했습니다. 피해자 수만 명, 피해액 수조 원. 그 사건을 정면으로 가져온 영화가 바로 마스터입니다. 개봉 당시 별 기대 없이 극장에 앉았다가, 오프닝 10분 만에 자세를 고쳐 앉게 됐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 오락영화가 이 정도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게 제 경험상 예상 밖이었습니다.실화 배경 — 조희팔 사건과 영화가 닮은 것들마스터의 악당 진현필 회장은 실존 인물 조희팔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조희팔 사건은 2000년대 중반 국내 최대 규모의 유사수신행위 사기로, 피해자가 약 7만 명, 피해액이 4조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출처: 경찰청). 유사수신행위란 금융당국의 인가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높은 이자·배당을 ..
여장 코미디가 재밌을 수 있다고요? 솔직히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을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조정석이 연기한 스타 기장 한정우의 나락 전개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깔리느냐에 따라, 여장이라는 무리수가 웃음으로 바뀌는 순간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입니다.절박함이 먼저였습니다 — 웃음 이전에 깔리는 나락의 맥락여장 코미디를 볼 때 제가 항상 먼저 보는 건 "이 캐릭터가 왜 여자 옷을 입어야만 하는가"입니다. 그 납득이 안 되면 웃음이 아니라 불쾌함이 되거든요. 그런 면에서 은 초반 설계가 꽤 영리했습니다.한정우는 방송까지 진출한 스타 파일럿입니다. 기장(機長), 즉 항공기 전체의 운항 책임을 지는 최고 직책까지 오른 인물이죠. 그런 그가 회식 자리에서 한 발언이 녹음·유출되면서 하루아..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상영 전에 커피를 참았습니다. 3시간 17분짜리 영화 앞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비책이었죠.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뒤늦게 몸이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3시간 넘게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아바타 3 불과 재는 그런 영화였습니다.3시간 17분이 짧게 느껴진 이유 — 영상미3D 영화를 보다가 어지러웠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그게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편을 보면서 그 걱정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번 작품에 가변 HFR(High Frame Rate)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여기서 가변 HFR이란, 장면의 특성에 따라 초당 프레임 수를 유동적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이 영화의 경우 기존 영화의 두 배인 초당 48프..
탑건 매버릭은 속편이 전편의 흥행을 넘은 드문 사례 중 하나로, 전 세계 누적 수익 약 14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말에 1편과 매버릭을 연달아 틀었는데, 솔직히 이 순서가 맞았다는 걸 두 번째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확실히 알았습니다.배경과 구조 — 80년대 액션 블록버스터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탑건 1편은 1986년에 개봉한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80년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지금 보면 연출이 촌스럽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가 직접 보니 그 말이 반만 맞았습니다. 배구 장면이나 바에서의 세레나데 시퀀스는 솔직히 지금 기준으로는 오글거립니다. 그 부분에서는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그런데 구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장면부터 영화의 온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부조종사(RIO, Radar Interc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