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버릭을 두고 "결국 1편 재탕 아니냐"는 말이 있습니다. 훈련소 복귀, 불가능한 미션, 라이벌 구도까지 뼈대가 같으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같은 뼈대 위에 죽은 친구의 아들이라는 변수를 얹는 순간, 1편의 모든 장면이 부채가 되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구스의 아들 루스터가 아버지와 똑같이 콧수염을 기르고, 똑같은 피아노 바에서 똑같은 노래를 치는 장면이 나왔을 때 소름이 돋았습니다. 제가 직접 연달아 봤기 때문에 그 반향이 더 크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매버릭이 루스터의 사관학교 지원 서류를 몇 년째 반려해온 이유가 밝혀지는 대목에서, 이 영화는 재탕이 아니라 36년짜리 속죄의 서사가 됩니다.
그리고 병상의 아이스맨이 매버릭과 마지막으로 나누는 장면. 후두암으로 목소리를 잃은 발 킬머가 실제 본인의 투병 경험을 안고 그 자리에 섰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화면 속 두 사람이 나누는 것이 대사가 아니라 36년의 무게라는 게 느껴집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 장면 하나가 영화 전체의 감정적 정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각본 구조상 이 작품은 내러티브 아크(Narrative Arc), 즉 주인공이 결핍에서 출발해 시련을 거쳐 내면의 변화로 도달하는 서사 곡선을 두 세대에 걸쳐 구현했습니다. 여기서 내러티브 아크란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인물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구조적 흐름을 말합니다. 매버릭은 1편에서 자신의 오만 때문에 친구를 잃었고, 매버릭에서는 그 죗값을 친구의 아들을 살려 냄으로써 갚습니다.
요약: 매버릭은 1편과 같은 구조를 쓰지만, 루스터라는 존재 하나로 그 구조 전체를 36년짜리 속죄의 이야기로 전환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