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어느 날, 엄마가 장롱 깊은 곳에서 제 돌반지를 꺼냈습니다. 나라가 어려워서 금을 모은다고 했죠. 뜻도 모르면서 괜히 목이 메던 그 풍경 — 훗날 그것이 350만 명이 참여한 금 모으기 운동이었음을 배웠습니다. 국가부도의 날은 그 돌반지가 장롱에서 나와야 했던 이유에 관한 영화입니다.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이 1997년의 일주일을 세 갈래로 나눠 짊어지는 이야기 — 실제 역사의 아픔이 바탕인 만큼 담담하게 쓰려 합니다.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참고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국가부도의 날 리뷰: 국가부도까지 일주일시작은 환호입니다. 국민소득 1만 달러 돌파, OECD 가입 — 선진국의 문턱에 섰다는 뉴스가 울려 퍼지던 시절(실제 당시 뉴스 화면들이 그대로 쓰였습니다)...
대학 시절 자전거를 도둑맞고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못 찾는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만 거죠. 그러니까 제 자전거는 이 세상 어느 통계에도 잡히지 않은 도난 사건입니다. 암수살인이라는 낯선 제목이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암수범죄 — 실제로 일어났지만 신고되지 않거나 인지되지 못해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범죄. 자전거라면 씁쓸하고 말 일이지만 그것이 사람의 목숨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김윤석, 주지훈의 이 실화 모티브 수사극을 결말까지 담아 정리합니다. 실존 피해자들이 계신 사건이 바탕인 만큼 이 글은 절제된 서술로 쓰려 합니다. 스포일러에 유의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암수살인 리뷰: 교도소에서 걸려온 전화시작은 한 통의 전화입니다. 부산의 형사 김형민(김윤석)에게 교도소에..
2018년 4월 말의 일주일을 기억합니다. 사무실에도 단톡방에도 암묵의 계엄령이 내려졌던 시간 — 결말을 말하는 자, 절교를 각오하라. 세상이 영화 한 편의 결말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로 나뉘었던 그 주의 영화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입니다. 마블 스튜디오 19번째 작품이자 23인의 히어로가 총집결한 이 영화를, 방구석1열의 대담을 길잡이 삼아 되짚어봅니다. 그 유명한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리뷰: 흩어진 영웅들, 모이는 스톤시빌 워의 내분으로 어벤져스가 갈라선 지 2년. 평화롭던 지구의 하늘에서 만신창이가 된 브루스 배너가 추락합니다. 그가 들고 온 소식은 경고였죠. 타노스 — 우주를 돌며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는 존재가 있..
인생에서 영화표를 콘서트 티켓팅하듯 구해본 건 2019년 4월이 처음이었습니다. 예매 오픈 시간에 맞춰 새로고침을 연타하고, 통로 옆 명당을 잡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입니다. 얼마 전 방구석1열의 엔드게임 편을 보다가 그 봄의 열기가 고스란히 되살아나 이 글을 씁니다. 시간여행 작전 정리와 제작 비하인드, 그리고 결말까지 담은 글이니 아직 안 보신 분은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어벤져스 엔드게임 리뷰: 절망에서 시작하는 피날레인피니티 워의 그 절망적인 손가락 튕김 이후. 우주를 표류하던 아이언맨은 캡틴 마블의 손에 구조되어 지구로 돌아옵니다. 남은 어벤져스는 은신처의 타노스를 급습해 순식간에 제압하지만, 돌아온 것은 더 깊은 허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