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모바일 청첩장 하나에 엄지손가락이 멈칫한 적이 있습니다. 보낸 사람은 학창 시절의 첫사랑이었던 동창 — 축하한다는 답장을 쓰는 데 평소의 세 배쯤 걸렸죠. 진심으로 축하했고, 진심으로 조금 쓸쓸했습니다. 그 두 마음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걸 그날 배웠습니다. 박보영, 김영광의 너의 결혼식은 바로 그 멈칫의 영화입니다. 제목부터가 스포일러인 — '나의'가 아니라 '너의' 결혼식이라는 — 첫사랑 연대기죠. 네 번의 만남과 어긋남은 전부 다루되 마지막 장면의 표정만은 접어두었으니, 관람 전이어도 괜찮습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너의 결혼식 리뷰: 전학생 환승희시작은 고등학교입니다. 옥상 서열 싸움과 잔소리가 일상인 문제아 황우연(김영광) 앞에, 전주에서 강릉까지 온 전학생 환승희(박..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고 나서, 저는 극 중 만남 앱 '오작교미'의 사용자가 된 기분으로 앱 스토어 리뷰를 남기기로 했습니다. 별점은 다섯 개 중 세 개, 한 줄 요약은 "초반 매칭은 완벽, 마지막 업데이트가 아쉬움". 성과 연애를 정면으로 다루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이며, 이 글에는 결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두 가지 모두 참고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연애 빠진 로맨스 리뷰: 별점 3개짜리 앱 사용기설치 배경부터 적습니다. 정가영 감독은 사랑과 성에 대한 담론을 이토록 솔직하고 재미있게 던지는 데에는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밤치기와 비치 온 더 비치로 '리틀 홍상수'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저는 그 별명이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술자리 대화극이라는 분위기는 닮았을지언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