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새벽 두 시, 차 한 대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저는 빨간불을 지키며 서 있었습니다. 건너편에도 사람이 없는데 그냥 서 있었어요. 서 있으면서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이건 원칙인가, 습관인가, 아니면 그냥 겁인가. 경관의 피를 보고 나서 그 새벽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이 영화가 두 시간 내내 묻는 게 정확히 그 질문이거든요. 정의를 행하는 손은 깨끗해야 하는가. 조진웅과 최우식이 그 질문을 사이에 두고 맞서는 영화이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 아래부터는 결말까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경관의 피 리뷰: 유리지갑 반장의 벤츠신참 경찰 민재(최우식)는 동료가 용의자에게 과한 폭력을 쓴 사건에서, 같은 식구를 덮어주는 대신 법정에서 사실대로 증언하는 인물입니다. 정의로운 건지 아직 어린 건지..
주말 밤, 제 방을 옛날식 동시상영관으로 개조했습니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떡밥 천국 미스터리 2본 동시상영 —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보는 여자의 이야기 '내일의 기억'과, 자고 일어났더니 인생이 뒤바뀐 남자의 이야기 '사라진 시간'입니다. 두 편 모두 결말은 철저히 함구하는 스포일러 없는 프로그램이니, 관람 전이신 분도 안심하고 입장하셔도 됩니다.미스터리 영화 추천 2편: 동시상영관 프로그램을 엽니다두 작품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는 열쇳말은 떡밥, 그러니까 이야기 곳곳에 던져둔 복선을 나중에 회수하는 재미입니다. 미스터리 장르의 만족도는 결국 이 회수의 설계에 달려 있는데, 오늘의 두 편은 그 설계 방식이 정반대라서 나란히 보면 더 재밌습니다. 1부 내일의 기억이 "범인은 누구인가"를 쫓는 정통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