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증권 계좌를 만들던 날을 기억합니다. 앱을 깔고, 만 원을 이체해보고, 문자로 날아온 입금 알림을 괜히 두 번 확인했죠. 그 소심한 만 원의 기억 때문에 영화 돈의 한 장면에서 웃음이 났습니다. 6억 7천만 원이 든 계좌가 도무지 실감 나지 않아 제 계좌로 만 원을 이체해보고서야 잔액 앞에서 몸을 떠는 주인공 — 부정한 돈의 첫 실감이 고작 만 원짜리 문자라는 그 디테일이 이 영화에서 가장 사람 냄새 나는 순간입니다.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의 증권 범죄 스릴러이고, 결말은 이 글에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돈 영화 리뷰: 여의도 생태 보고서영화는 여의도의 생태 보고서로 문을 엽니다. 숫자 뒤에 0이 열 개면 100억. 하루 평균 7조 ..
학창 시절 국사 시험을 앞두고 이렇게 외웠습니다. 봉오동 전투는 홍범도, 청산리 대첩은 김좌진. 시험지에 적을 두 줄이 전부였던 그 역사가 사실은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것이었다는 걸 어른이 되어서야 실감했죠. 그래서 시작 전에 분명히 해둡니다. 이 글은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출연한 영화 봉오동 전투에 대한 리뷰이지, 1920년 6월 우리 독립군이 거둔 첫 대승이라는 역사에 대한 평가가 아닙니다. 그 역사는 후손으로서 고개 숙일 일이고, 아쉬운 것은 오직 그 역사를 담은 그릇으로서의 영화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이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4점입니다.봉오동 전투 영화 리뷰: 울컥했던 기획, 흔들린 기본기기대는 컸습니다. 원신연 감독이 이 영화를 두고 한 명의 영웅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