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자면 저에게도 안락의자 탐정 시절이 있었습니다. 유명 미제사건 정리 글을 새벽까지 정주행하며 댓글로 추리를 보태던 밤들 — 현장 한 번 가본 적 없으면서 "범인은 가까운 사람"이라 확신하던 그 근거 없는 자신감이요. 탐정: 더 비기닝의 강대만은 그 새벽의 저를 스크린에 옮겨놓은 듯한 남자입니다. 권상우와 성동일의 이 코믹 수사물을 결말의 범인까지 전부 담아 정리하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시고 —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탐정 더 비기닝 리뷰: 안락의자 탐정, 현장에 서다강대만(권상우)은 만화방을 운영하는 집안의 공인 비호감 가장이자 미제 사건을 다루는 파워블로거입니다. 수입이 시원찮은 이유는 틈만 나면 형사 친구 준수가 있는 경찰서로 달려가기 때문 — 광역수사대의 레전드 노태수(성동일)가 ..
속편은 전편만 못하다는 공식, 히트맨 2는 그 공식을 정면으로 비껴갑니다. 1편을 낄낄대며 봤던 입장에서 솔직히 기대 반 불안 반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 시리즈는 자기가 뭘로 웃겼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웃음 밀도 — 1편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이유히트맨 2에서 준은 웹툰 '암살요원 준'으로 차트 1위를 찍고 방송 인터뷰까지 나가는 잘나가는 작가가 됩니다. 문제는 시즌 2가 터집니다. 터진다는 게 대박이 아니라 역대급 혹평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댓글창에서 "개쓰레기"라는 소리를 듣고, 편집장이 추천한 테마주에 계좌까지 반토막 난 걸 아내에게 숨겨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전설의 암살 요원이 주식 잔고 앞에서 무너지는 이 낙차, 저는 이 부분이 1편의 등짝 스매싱 코드를 그대로 잇는다고 봤습니다..
주말 저녁에 뭘 볼까 고민하다가 그냥 아무 기대 없이 틀었던 영화가 예상 밖으로 소리 내 웃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한테 히트맨이 딱 그랬습니다. 국정원 최정예 암살 요원이 죽음을 위장하고 잠적한 뒤 만년 악플 시달리는 비인기 웹툰 작가로 살아간다는 설정, 그리고 생활비를 아내에게 의존하는 가장이 술김에 자신의 극비 과거를 통째로 연재해버린다는 이 황당한 전제가 이 영화의 전부입니다. 개연성은 포기하고 웃음만 챙겼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코미디 설정의 완성도 — 황당함을 밀어붙이는 힘첩보 액션 영화를 볼 때 저는 항상 서스펜스(suspense), 즉 다음 장면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긴장감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여기서 서스펜스란 단순히 무서운 게 아니라, 관객이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