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대기실에서 우리 엄마가 "OO 엄마님"으로 불리는 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수십 년을 그렇게 불려온 사람의 익숙한 대답을 보며, 엄마의 이름 석 자를 마지막으로 불러본 게 언제인지 헤아려봤죠.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가장 오래 남은 것도 결국 그 생각이었습니다 — 그런데 그 감정을 준 사람은 제목의 주인공이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였어요. 이 글은 보지 않고 찬양하는 쪽과 보지 않고 매장하는 쪽 모두와 거리를 두고, 직접 본 영화에 대해서만 적는 결말 포함 리뷰입니다. 정유미와 공유가 나오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82년생 김지영 리뷰: 전선이 되어버린 제목이 영화의 사정부터. 개봉 전부터 난리였습니다. 영화를 만들지 말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고, 시사회 반응이 나오자 한쪽에선 갈등을 조장..
서복을 보고 온 밤, 저는 관람 수면 일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이 영화가 잠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영원한 잠이고, 실험체 서복은 태어나 한 번도 잠들어 본 적이 없으며, 시한부 기헌은 그 잠을 피하려 발버둥 치는 인물이니까요. 문제는 정작 잠든 게 관객이었다는 것. 순제작비 164억, 극장과 OTT 동시 공개작인 이 기대작이 왜 저의 각성도를 무너뜨렸는지, 치명적 스포일러와 함께 기록합니다.서복 리뷰: 관람 수면 일지를 공개합니다관람 전 각성도 100퍼센트. 공유와 박보검이라는 조합, 개봉 전부터 올해의 기대작으로 꼽히던 한국 SF였습니다. 이야기의 뼈대는 예상 범위였습니다. 뇌종양으로 시한부가 된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에게 안 부장(조우진)이 제안합니다. 한 인물을 안전하게 이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