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복을 보고 온 밤, 저는 관람 수면 일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이 영화가 잠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영원한 잠이고, 실험체 서복은 태어나 한 번도 잠들어 본 적이 없으며, 시한부 기헌은 그 잠을 피하려 발버둥 치는 인물이니까요. 문제는 정작 잠든 게 관객이었다는 것. 순제작비 164억, 극장과 OTT 동시 공개작인 이 기대작이 왜 저의 각성도를 무너뜨렸는지, 치명적 스포일러와 함께 기록합니다.서복 리뷰: 관람 수면 일지를 공개합니다관람 전 각성도 100퍼센트. 공유와 박보검이라는 조합, 개봉 전부터 올해의 기대작으로 꼽히던 한국 SF였습니다. 이야기의 뼈대는 예상 범위였습니다. 뇌종양으로 시한부가 된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에게 안 부장(조우진)이 제안합니다. 한 인물을 안전하게 이송..
관람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 머릿속에서 재판이 열렸습니다. 피고인은 아바타: 물의 길, 죄목은 13년의 기다림에 대한 배신 혐의.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이름 앞에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걸까요, 아니면 이 영화가 실제로 그 기대를 밑돈 걸까요. 저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비주얼은 완벽했고, 이야기는 실망스러웠습니다.비주얼: 훌륭함이 지나쳐 평범해 보이는 경지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는데, 솔직히 CG 퀄리티만큼은 할 말이 없었습니다. 나비족의 표정 하나하나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보다 보면 "이거 CG였지?" 하고 스스로 상기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 인간과 비슷하지만 어딘가 어색해서 오히려 거부감을 주는 구간 — 를 완전히 넘어서 그 반대편,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