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를 극장에서 볼 때 옆자리에는 원작 웹툰의 열혈 팬인 친구가 앉아 있었습니다. 두 시간 동안 제가 들은 말 — 원작에선 안 이래. 어림잡아 열두 번쯤이었죠. 원작을 모르는 저는 꽤 재밌게 봤는데, 원작을 사랑하는 친구는 왜 두 시간 내내 괴로웠을까. 이 글은 그 질문에서 출발하는 신과함께: 죄와 벌 리뷰입니다.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가 나오는 1,441만 관객의 그 영화 — 각색과 완성도를 따지는 비평 중심의 글이라 결말의 그 장면은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괜찮습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신과함께 죄와 벌 리뷰: 귀인의 49일리뷰의 서론이 뼈를 때립니다. 원작과 다르다는 것 하나만으로 영화의 완성도 전체를 매도하는 풍조 — 해외의 한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하든 누군..
어릴 적 할머니 집 안방 시렁 위에는 함부로 손대면 안 되는 단지가 하나 있었습니다. 쌀이 담긴 그 단지를 왜 만지면 안 되느냐 물으면, 할머니는 집을 지키는 분이 계신 거라고만 하셨죠. 신과함께: 인과 연을 보다가 그 단지가 떠올라 혼자 웃었습니다. 마동석이 연기하는 성주신이 바로 그 단지에 모셔진, 집을 지키는 신이거든요.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의 쌍천만 시리즈 2편이고, 차사들의 천 년 전 과거와 재판의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신과함께 인과 연 리뷰: 세 겹으로 엮인 이야기이야기는 1편의 엔딩에서 한 호흡도 쉬지 않고 이어집니다. 저승 차사가 원귀를 데리고 저승을 공격한 초유의 사태 — 그 중심의 망자 김수홍을 두고 강림(하정우)이 염..
어릴 때 우리 집 안방에는 자개 장롱이 있었습니다. 낮에는 아무렇지 않은 그 문이 밤에 조금이라도 벌어져 있으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 틈을 안 보려고 애를 썼죠. 닫아달라고 하면 되는데 그 앞까지 가는 게 무서웠던 밤들. 클로젯은 정확히 그 유년의 공포를 겨냥한 영화입니다. 하정우와 김남길이 옷장 너머의 어둠과 마주하는 오컬트이고, 이 글은 결말과 원혼의 정체까지 담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클로젯 리뷰: 닫아도 다시 열리는 문이야기는 한 부녀의 이사로 시작합니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은 어린 딸 이나를 데리고 외딴 새집으로 들어옵니다. 아내의 사고에 대한 죄책감, 일 때문에 늘 바빴던 아빠, 그리고 아빠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딸. 유일한 혈육인..
일요일 오후의 TV 명화극장에서 더 록과 아마겟돈을 보며 자란 세대가 있습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초록 구슬을 든 채 벌벌 떨던 얼굴을 수십 번씩 돌려 본 세대. 그래서 백두산을 보는 내내 저는 이상한 기시감에 시달렸습니다. 처음엔 오마주인가 했는데, 보다 보니 아니었어요. 이 글은 그 기시감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이고, 줄거리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며,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3점입니다.백두산 영화 리뷰: 이상한 기시감의 정체줄거리부터 깔겠습니다. 백두산이 분화해 한반도가 흔들리고, 마지막 대폭발을 막을 방법은 하나 — 북한의 핵무기를 확보해 백두산 탄광 갱도에서 터뜨려 마그마방의 압력을 빼는 것. 폭발물 해체반 출신으로 전역을 코앞에 둔 조인창 대위(하정우)가 작전에 끌려가고, 핵..
"아이고 우리 강프로, 식사는 잡쒔어?" 주말 하루를 통째로 비우고 넷플릭스 수리남 6부작을 달리는 동안, 저는 수첩에 명대사를 받아 적고 있었습니다. 목사로 위장한 마약왕, 홍어 잡으러 지구 반대편까지 간 가장, 그리고 그 사이에 낀 국정원 작전. 이 말도 안 되는 조합이 실화에서 출발했다는 걸 알고 나면, 6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이유를 이해하게 됩니다.넷플릭스 수리남 리뷰: 주말 하루를 통째로 삼킨 6부작수리남은 남미의 작은 나라 수리남을 무대로, 홍어 수출 사업을 하러 갔다가 마약 조직의 누명을 쓴 민간인 강인구(하정우)가 국정원의 언더커버 작전에 투입되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언더커버(undercover)란 신분을 숨기고 범죄 조직 내부에 잠입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검거를 유도하는 위장 작전을 말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