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상상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밖에서 좀비 사태가 터지면 나는 이 집에서 며칠을 버틸 수 있을까. 저는 이 상상을 하고 나면 꼭 찬장을 열어 라면 개수를 세는 버릇이 있는데, #살아있다는 정확히 그 상상을 두 시간짜리 영화로 만든 물건입니다. 유아인과 박신혜가 아파트 두 동에서 벌이는 생존기이고, 이 글은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살아있다 리뷰: 원룸에서 시작된 재난가족들이 외출한 아침, 게이머이자 BJ인 준우(유아인)는 여느 때처럼 늦잠에서 일어나 방송을 켭니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채팅이 이상합니다. 밖을 보라고. 창밖은 이미 아비규환입니다. 사람을 공격하고, 비명을 지르고, 눈에 핏발이 선 채 ..
반도를 처음 본 건 2020년 여름, 마스크를 쓰고 들어간 극장에서였습니다. 좌석은 한 칸씩 비어 있었고 팝콘도 못 먹던 시절. 텅 빈 새벽 거리를 지나 집에 오는데 방금 스크린에서 본 폐허의 서울과 마스크 뒤의 현실이 묘하게 겹쳐서 기분이 이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부산행 4년 후의 세계를 그린 이 속편을 최근 다시 봤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 후반부 전개와 결말은 이 글에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반도 영화 리뷰: 250만 달러짜리 귀향이야기는 부산행의 그 열차로부터 4년 뒤입니다. 좀비 바이러스가 한국을 집어삼켰고, 삼면이 바다인 반도는 그대로 버려진 땅이 됐습니다. 가까스로 홍콩으로 탈출했던 전직 군인 정석(강동원)은 난민 신세로 연명하다 홍콩 범죄조직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