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무렵, 학원을 빼먹고 터미널 전광판을 한참 올려다본 적이 있습니다. 주머니엔 만 원 남짓.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고 아무 데도 갈 수 없을 것 같던 그 기분을, 영화 시동의 택일이 매표소에 던지는 한마디가 정확히 소환하더군요. 만 원으로 갈 수 있는 데가 어디예요. 박정민, 마동석, 정해인의 웹툰 원작 코미디이고, 결말과 거석이형의 정체는 이 글에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시동 영화 리뷰: 만 원으로 갈 수 있는 곳영화는 사고뭉치 이인방의 질주로 문을 엽니다. 오토바이 하나에 몸을 실은 열여덟 택일(박정민)과 상필(정해인). 폭주족에게 시비가 붙어 쫓아가다 돌아온 건 사고 하나와, 학원비로 오토바이를 샀다는 사실이 들통난 뒤 날아..
속편은 전편만 못하다는 공식, 히트맨 2는 그 공식을 정면으로 비껴갑니다. 1편을 낄낄대며 봤던 입장에서 솔직히 기대 반 불안 반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 시리즈는 자기가 뭘로 웃겼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웃음 밀도 — 1편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이유히트맨 2에서 준은 웹툰 '암살요원 준'으로 차트 1위를 찍고 방송 인터뷰까지 나가는 잘나가는 작가가 됩니다. 문제는 시즌 2가 터집니다. 터진다는 게 대박이 아니라 역대급 혹평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댓글창에서 "개쓰레기"라는 소리를 듣고, 편집장이 추천한 테마주에 계좌까지 반토막 난 걸 아내에게 숨겨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전설의 암살 요원이 주식 잔고 앞에서 무너지는 이 낙차, 저는 이 부분이 1편의 등짝 스매싱 코드를 그대로 잇는다고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