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은행털이도 금고털이도 아닌, 땅속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돌리는 도유(盜油) 범죄를 소재로 삼은 영화라니. 유하 감독의 2021년작 을 보고 온 밤,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이 관람기를 굴착 현장의 작업 일보 형식으로 써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충무로에서 익숙한 얼굴 조합이 아닌데도,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거든요.도유 범죄라는 소재, 그리고 이 팀이 꾸려지는 과정제가 직접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아무도 이 소재로 영화를 안 만들었지?"였습니다. 도유(盜油)란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에 몰래 천공(穿孔), 즉 구멍을 뚫어 기름을 불법으로 빼내는 범죄입니다. 여기서 천공이란 드릴이나 착암기로 단단한 지층이나 관(管)에 구멍을 내는 작업을 뜻하는데, 영..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를 틀었을 때, 저는 그냥 가볍게 한두 회 보다 끄려 했습니다. 그런데 3라운드 왕따 고딩 편에서 화면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죽음을 소재로 하면서도 철저하게 삶의 편에 서 있는 작품입니다. 게임 구조로 설계된 서사를 공략일지처럼 뜯어보면, 그 안에 숨어있는 진짜 메시지가 보입니다.이재 곧 죽습니다 게임 구조: 이 드라마가 설계된 방식제가 직접 정주행해보니, 이 드라마의 서사 구조는 '옴니버스 환승 포맷(Omnibus Transfer Format)'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옴니버스 환승 포맷이란, 매 회차마다 독립된 인물의 삶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주인공 한 명의 성장이 관통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각 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