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자면 저에게도 안락의자 탐정 시절이 있었습니다. 유명 미제사건 정리 글을 새벽까지 정주행하며 댓글로 추리를 보태던 밤들 — 현장 한 번 가본 적 없으면서 "범인은 가까운 사람"이라 확신하던 그 근거 없는 자신감이요. 탐정: 더 비기닝의 강대만은 그 새벽의 저를 스크린에 옮겨놓은 듯한 남자입니다. 권상우와 성동일의 이 코믹 수사물을 결말의 범인까지 전부 담아 정리하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시고 —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탐정 더 비기닝 리뷰: 안락의자 탐정, 현장에 서다강대만(권상우)은 만화방을 운영하는 집안의 공인 비호감 가장이자 미제 사건을 다루는 파워블로거입니다. 수입이 시원찮은 이유는 틈만 나면 형사 친구 준수가 있는 경찰서로 달려가기 때문 — 광역수사대의 레전드 노태수(성동일)가 ..
며칠 전 새벽 두 시, 차 한 대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저는 빨간불을 지키며 서 있었습니다. 건너편에도 사람이 없는데 그냥 서 있었어요. 서 있으면서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이건 원칙인가, 습관인가, 아니면 그냥 겁인가. 경관의 피를 보고 나서 그 새벽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이 영화가 두 시간 내내 묻는 게 정확히 그 질문이거든요. 정의를 행하는 손은 깨끗해야 하는가. 조진웅과 최우식이 그 질문을 사이에 두고 맞서는 영화이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 아래부터는 결말까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경관의 피 리뷰: 유리지갑 반장의 벤츠신참 경찰 민재(최우식)는 동료가 용의자에게 과한 폭력을 쓴 사건에서, 같은 식구를 덮어주는 대신 법정에서 사실대로 증언하는 인물입니다. 정의로운 건지 아직 어린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