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비 오는 날의 교문 앞을 기억합니다. 우산을 깜빡한 날이면 어김없이 교문 저쪽에 엄마가 서 있었죠 — 그래서 저에게 비는 꽤 오래, 궂은 날씨가 아니라 마중의 신호였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그 감각을 두 시간짜리 영화로 늘인 작품입니다. 비가 온다는 것이 누군가를 다시 만난다는 뜻이 되는 세계 — 소지섭과 손예진의 이 리메이크 멜로를 그 유명한 일기장의 문장까지 담아 정리합니다. 결말 직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니 유의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5점입니다.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뷰: 비가 오면 만나러 올게설정은 동화처럼 시작합니다. 1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는 떠나기 전 어린 아들 지오에게 약속했습니다. 비가 오면 다시 만나러 오겠다고. 그래서 지오는 아침마다 일기예..
자니. 이 두 글자의 무게를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새벽 한 시, 헤어진 사람에게서 도착한 — 혹은 보낼까 말까 백 번을 쓰다 지운 — 그 짧은 안부의 정체가 안부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알죠. 가장 보통의 연애는 그 두 글자를 결정적인 순간에 배치할 줄 아는 영화입니다. 김래원과 공효진의 청불 로코라는 간판 때문에 야한 코미디를 기대하면 결이 다릅니다. 이것은 상처의 영화예요. 결말까지 담은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시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가장 보통의 연애 리뷰: 두 피해자의 어긋난 시작광고회사 팀장 재훈(김래원)의 사정부터. 그는 파혼했습니다. 그냥 파혼이 아니라 청첩장까지 돌린 뒤 신혼집에서 약혼녀의 배신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파혼했죠. 회사에는 내막을 숨긴 채 그냥 헤어졌다고만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다시 보고 온 밤, 저는 헌책방 주인이 되어 추천 서가 카드를 쓰기로 했습니다. 버려진 책들을 주워 모아 세상을 배운 여자와, 헌책방을 뒤져 그녀가 사랑하는 소설의 후속작을 구해다 준 남자의 이야기이니, 이 영화는 헌책방 서가에 꽂혀야 마땅하니까요. 2003년 일본 원작의 결말 포함 해석과 함께, 한지민·남주혁 주연 한국판 조제 이야기까지 담았습니다. 원작에 대한 저의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 명작 칸입니다.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해석: 헌책방 서가 카드를 씁니다서가 카드 앞면, 줄거리 요약입니다. 마작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츠네오는 새벽마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듣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언덕에서 굴러 내려온 그 유모차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