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젯 리뷰를 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침입자를 봤습니다. 극장을 나오는 길에 제가 그 리뷰에 썼던 문장이 떠올랐어요. 건축가 주인공이 사고로 아내를 잃고 전원주택에 산다 — 같은 해에 나온 두 한국 스릴러의 설정이 이렇게까지 겹칠 줄은 몰랐습니다. 김무열과 송지효가 남매를 연기하는 이 영화, 초반의 흡인력이 나쁘지 않았기에 후반의 붕괴가 더 아깝습니다. 이 글은 결말과 반전의 정체까지 전부 담은 혹평 리뷰이니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3점입니다.침입자 영화 리뷰: 원치 않은 구원투수침입자는 원래 조용히 왔다 갔을 영화였습니다. 흔한 한국형 스릴러 중 하나로 기획된 작품이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개봉을 거듭 연기하다, 극장 할인권 정책의 첫 수혜작이 되면서 원치 않은 구원투수 자리에..
선거철 시장 골목에서 후보와 악수를 한 적이 있습니다. 두 손으로 제 손을 감싸 쥐고 눈을 맞추며 웃는데, 집에 오는 길 내내 궁금했어요. 저 미소는 몇 퍼센트가 진짜일까. 정직한 후보는 그 궁금증에 저주로 답하는 영화입니다. 만약 저 사람이 내일부터 진실만 말하게 된다면.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가 그 대참사를 연기하는 코미디이고, 결말은 이 글에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편하게 읽으셔도 됩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정직한 후보 리뷰: 미소의 진실 함량주인공 주상숙(라미란)은 3선에 도전하는 국회의원이자 이미지 연출의 장인입니다. 대중 앞에 나서기 전 고급 구두를 허름한 검은 구두로 갈아 신고, 그것도 모자라 일부러 밟아 때를 입히는 디테일. 사무실에선 미소 한번 없던 사람이 카..
영화 보이스를 보고 극장을 나서며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방금 나는 두 시간짜리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을 이수했구나. 보이스피싱으로 30억을 빼앗긴 전직 형사가 중국 콜센터의 심장부까지 파고드는 이 영화는, 복수극의 통쾌함과 예방 교육의 실용성을 겸직하는 보기 드문 작품입니다. 그 수강 후기를 교시별로 남깁니다. 결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보이스 영화 리뷰: 피해자가 어리석어서 당하는 게 아니었다1교시, 미끼의 설계. 전직 형사 서준(변요한)은 건설현장 작업반장으로 일하고 있고, 아내 미연은 식당을 운영합니다. 어느 날 미연에게 전화가 걸려 옵니다. 남편 친구라는 변호사, 남편이 사람이 죽은 사고에 연루되어 경찰서에 있다는 소식, 지금 현장 합의를 하지 않으면 재판에서 불리해진다는 재촉. 다급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