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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차티드 리뷰 (오프닝, 공중 범선, 팝콘무비)

Stv 2026. 8. 2. 11:30

목차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때우기용으로 골랐습니다. 게임 원작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어차피 게임 팬들 위한 팬서비스 아니냐"는 말도 들었거든요. 그런데 오프닝 5분 만에 그 생각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제작비 1,500억 원짜리 액션 어드벤처 《언차티드》,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빨랐습니다.



    언차티드 오프닝이 이미 물건이었던 이유

    영화는 인 메디아스 레스(in medias res) 구조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인 메디아스 레스란 사건의 한가운데서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서사 기법으로, 고대 서사시에서부터 쓰여 온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원인 설명 없이 결과 한복판부터 던져놓는 것인데, 이 영화는 그걸 아주 물리적으로 구현합니다. 푸른 하늘, 비행기에서 쏟아지는 화물들, 그 사이에서 매달려 버티는 주인공 네이트. 제가 직접 극장 의자에 앉아서 봤을 때, 처음 30초 동안 숨을 참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이후 장면이 15년 전으로 돌아가면서 이야기의 뼈대가 세워집니다. 소년원에 끌려가는 형 샘이 동생 네이트에게 목걸이를 쥐여 주고 사라지는 장면은, 전형적인 설정이지만 꽤 효과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이 목걸이 하나가 네이트가 마젤란의 황금 찾기에 뛰어드는 감정적 동기가 되거든요.

    현재 시점의 네이트는 뉴욕 바텐더로 일하면서 손버릇이 좀 나쁜 편입니다. 그런 그에게 빅터 설리반이 접근해 오는 구조는 버디 무비(buddy movie), 즉 두 주인공이 함께 사건을 헤쳐나가는 장르의 전형적인 도입이지만, 톰 홀랜드와 마크 월버그의 티키타카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저는 이 두 배우의 케미가 이 영화의 숨은 엔진이라고 봅니다.

    요약: 인 메디아스 레스 오프닝 하나로 관객을 붙잡는 데 성공했고, 버디 무비 구조와 두 배우의 호흡이 극 전반의 흡입력을 만든다.

    마젤란 황금 찾기, 단서의 흐름

    이 영화의 뼈대는 맥거핀(MacGuffin) 구조입니다. 맥거핀이란 인물들이 맹렬히 추구하지만 그 자체보다 쫓는 과정이 핵심인 장치를 말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이 자주 활용했던 서사 기법이기도 하죠. 여기서는 마젤란의 황금이 그 역할을 합니다. 황금이 어디 있느냐가 아니라, 십자가와 지도와 엽서와 컴퍼스가 어떻게 연결되느냐가 핵심입니다.

    단서의 흐름은 꽤 정석적입니다. 경매장에서 형제의 십자가 한 쪽을 손에 넣고, 바르셀로나로 날아가 소나무가 그려진 성당을 찾고, 지하 비밀 통로에서 두 십자가를 겹쳐 돌리면 또 다른 공간이 열립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단서 하나가 풀릴 때마다 오는 쾌감이 꽤 실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지 속에 황금 대신 소금만 있고 지도가 숨겨져 있던 반전은, 예측은 했지만 연출 방식이 좋았습니다.

    클로에의 배신은 솔직히 예상 범위 안이었습니다. 처음 등장부터 "이 사람은 어느 순간 뒤통수를 친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그래도 두 번 배신하고 마지막에 다시 나타나는 구성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네이트가 두 번째 배신을 미리 알고 손을 써뒀다는 설정에서 캐릭터의 성장이 보였습니다. 출처: IMDb - Uncharted (2022) 기준으로도 이 영화는 모험 어드벤처 장르의 관객 만족도 측면에서 준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 형제의 십자가 → 바르셀로나 성당 → 지하 비밀 통로 → 소금 단지 속 지도
    • 열쇠들이 컴퍼스라는 숨겨진 메시지 → 진짜 황금 좌표 확보
    • 클로에 1차 배신(지하 통로) → 2차 배신(엽서 좌표) → 네이트의 역전
    요약: 맥거핀 구조로 단서를 잇는 방식은 정석이지만 효과적이며, 클로에의 이중 배신은 캐릭터 성장의 촉매로 기능한다.

    공중 범선 시퀀스, 이것 하나만으로 극장 값은 한다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받은 장면을 하나 꼽으라면, 주저 없이 공중 범선 시퀀스입니다. 헬기가 마젤란의 갤리온선(Galleon), 즉 16세기 대형 범선 두 척을 통째로 공중에 매달아 이동하는 장면인데, 저도 모르게 "미쳤다"가 새어 나왔습니다. 극장에서 혼자 앉아서요.

    갤리온선이란 15~17세기 유럽에서 주로 쓰인 대형 항해 범선으로, 마젤란의 세계 일주에 실제로 동원된 선박 유형입니다. 그 거대한 배가 하늘에 떠 있고, 그 위에서 용병들과 칼싸움이 벌어지고, 네이트가 대포를 찾아내 발사하는 시퀀스는 블록버스터 액션이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 상상력의 최대치에 가깝다고 봅니다.

    이 장면에 제작비 1,500억 원의 상당 부분이 쏠렸다는 건 화면만 봐도 체감됩니다. 공중에서 두 척의 배가 서로 얽히고, 빅터가 헬기를 접수하고, 네이트가 대포로 반격하는 동안 카메라는 한순간도 쉬지 않습니다. 출처: Box Office Mojo - Uncharted에 따르면 이 영화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약 4억 달러 이상을 거뒀는데, 이 시퀀스가 그 흥행의 핵심 원동력 중 하나였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악역 몰카다가 이 클라이맥스 직전에 허무하게 퇴장하는 건 분명 아쉬운 부분입니다. 악역의 존재감이 쌓이기도 전에 무대에서 내려가 버리거든요. 장르 문법상 보스를 일찍 처리해 최종 빌런을 바꾸는 방식인데, 이걸 두고 의아하다는 의견도 있고 오히려 예상을 빗나간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조금 전자 쪽이었습니다.

    요약: 공중 갤리온선 위의 전투 시퀀스는 1,500억 제작비를 정당화하는 장면이며, 이 영화에서 소장 가치가 있는 유일무이한 대목이다.

    팝콘무비로서의 완성도, 그리고 한계

    이 영화를 진품이냐 모조품이냐로 나눈다면, 저는 "잘 만든 공인 복제품"이라고 답하겠습니다. 인디아나 존스와 내셔널 트레저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르는 팝콘무비(popcorn movie), 즉 서사나 메시지보다 오락적 재미를 우선하는 상업 오락 영화입니다. 이 정의 자체가 이 영화의 장점이자 한계입니다.

    게임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네이트와 설리의 관계 축적이 너무 얕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게임 시리즈에서 두 사람은 수십 시간에 걸쳐 신뢰를 쌓는데, 영화는 그걸 두 시간 안에 압축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는 게임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봤기 때문에 비교 기준이 없었고, 오히려 그래서 더 즐겁게 봤을 수도 있습니다.

    기시감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단서는 술술 풀리고 배신은 예고편처럼 읽힌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그 예측 가능성이 오히려 편안함을 주는 장르도 있는데, 팝콘무비가 딱 그렇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서 두 시간을 시원하게 날리고 싶은 날을 위한 영화라는 시각이 있는데,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만한 팝콘무비는 생각보다 드물거든요.

    엔딩 크레딧 이후 쿠키 영상은 속편을 예고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쿠키 영상이 붙을 때는 이미 제작사가 속편 방향을 잡아뒀다는 신호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속편이 나온다면 설리와 네이트의 관계를 더 쌓아가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요약: 기시감은 있지만, 팝콘무비 장르 안에서 완성도는 충분하며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엔 이 이상이 없다.

    자주 묻는 질문

    Q. 언차티드 영화, 게임 안 해도 재미있나요?

    A. 저는 게임을 한 번도 해보지 않고 봤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영화 자체가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배경 지식 없이도 내용이 따라옵니다. 게임 팬이라면 오히려 관계 묘사가 얕다고 느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처음 보는 분들에게는 입문작으로 좋다고 봅니다.


    Q. 언차티드 공중 범선 장면이 실제로 촬영한 건가요?

    A. 헬기로 범선을 공중에 매달아 이동하는 설정 자체는 물론 영화적 허구입니다. 다만 제작비 1,500억 원이 투입된 만큼 실제 세트와 CG를 대규모로 결합한 방식으로 구현됐습니다. 그 장면의 스케일이 얼마나 인상적인지는 직접 보셔야 체감이 됩니다.


    Q. 언차티드 마젤란 황금, 실제 역사랑 연결되나요?

    A.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세계 최초의 항해를 이끈 실존 인물이라는 점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영화는 그 항로와 지도를 소재로 활용하지만 황금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역사적 배경을 살짝 걸쳐서 개연성처럼 느끼게 만드는 방식인데, 팝콘무비에서 자주 쓰이는 접근입니다.


    Q. 언차티드 쿠키 영상이 있나요?

    A.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 중간에 속편을 예고하는 장면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게임 시리즈의 주요 캐릭터와 관련된 내용이라 팬들에게 반응이 꽤 컸던 장면입니다. 극장에서 보셨다면 일어나지 말고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언차티드》는 잘 만든 팝콘무비입니다. 기시감은 있고, 악역은 아쉽고, 게임 팬 입장에선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영화에 후한 점수를 주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공중 갤리온선 시퀀스 하나만으로도 극장 관람의 값어치가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빨랐다는 것도 작은 영화에서는 쉽게 얻기 힘든 덕목입니다.

    속편이 제작된다면, 네이트와 설리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쌓는 방향으로 가기를 바랍니다. 그게 이번 편에서 유일하게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였거든요. 일단 이번 편은 어떤 생각도 없이 시원하게 두 시간을 날리고 싶은 날, 첫 번째 선택지로 충분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0xuF_IA1r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