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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리 (그린델왈드, 내기니, 덤블도어)

Stv 2026. 10. 26. 09:56

목차


    고백하자면 저는 열한 살 생일에 창문을 몇 번씩 내다본 적이 있습니다. 호그와트 입학통지서를 물고 올 부엉이를 기다린 거죠 — 포터 세대라면 다들 한 번쯤 앓았을 증상입니다. 부엉이는 끝내 오지 않았지만, 대신 어른이 된 우리에게는 극장 문이 열렸습니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그 위저딩 월드로 돌아가는 두 번째 문입니다. 에디 레드메인, 조니 뎁, 주드 로의 이 판타지를 관람 포인트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 결말 스포일러는 없으니 관람 전이어도 괜찮고, 시리즈 중 평이 갈린 편이라 팬덤의 애정과 비판을 함께 담았습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5점입니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리뷰: 탈옥에서 시작하는 2막

    전편의 사정부터 간단히. 해리 포터보다 약 70년 앞선 1920년대, 세상 모든 신비한 동물들의 친구인 마법동물학자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는 1편에서 뉴욕을 뒤집어 놓은 가방 탈출 소동과, 억압된 마법이 폭주하는 힘 '옵스큐러스'를 둘러싼 사건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그 배후에서 정체를 숨기던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조니 뎁)가 체포되며 막을 내렸죠(출처: IMDb — Fantastic Beasts: The Crimes of Grindelwald).

    2편은 그 뒷수습에서 시작합니다. 미국 마법의회가 그린델왈드를 유럽으로 호송하던 밤 — 모든 것이 그의 계획대로, 호송은 탈옥으로 뒤집힙니다. 이 오프닝의 공중 마차 탈주극이 이번 편에서 가장 짜릿한 액션이죠. 그린델왈드가 누구인가. 훗날의 볼드모트 이전, 마법 세계 최강·최악으로 꼽히던 어둠의 마법사 — 다만 결이 다릅니다. 공포로 억누르는 폭군형이 아니라 "마법사가 세상을 이끌어야 한다"는 달콤한 대의로 사람들을 모으는 선동가형. 탈옥한 그는 세력을 결집하며 한 사람을 집요하게 찾아 나섭니다 — 전편의 그 비운의 청년, 크레덴스입니다.

    이 위험한 마법사를 막기 위해 뉴트를 소환한 인물이 이번 편 최고의 화제입니다. 호그와트의 젊은 덤블도어(주드 로) — 훗날의 백발 교장이 아니라 수트가 잘 어울리는 중년의 그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당대 최강으로 꼽히는 덤블도어가 왜 직접 나서지 않고 제자였던 뉴트에게 일을 맡기는가. 그 답이 이번 편의 심장입니다 —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는 한때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 젊은 날 뜻을 같이했던 두 천재가 어떻게 갈라섰고 무엇이 덤블도어의 발을 묶고 있는지, 그 관계의 파장은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시길(원작 팬이라면 7권에서 암시된 그 과거가 마침내 화면에 깔리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그렇게 뉴트는 다시 가방을 들고 파리로 향합니다.


    관람 포인트: 내기니, 크레덴스, 그리고 호그와트

    첫째, 새 얼굴들 — 특히 내기니입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볼드모트 곁을 지키던 그 거대한 뱀의 이름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이 캐스팅 뉴스에 소름이 돋았을 겁니다. 내기니는 원래 사람이었다 — 저주(말레딕투스)로 인해 끝내 뱀의 몸에 갇히게 될 운명의 여인이라는,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충격적 기원 설정이죠. 서커스에서 변신을 공연하며 살아가는 그녀를 연기한 배우가 한국의 수현(클로디아 김)이라는 점도 국내 팬들에겐 각별한 화제였습니다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중요 배역으로 진출해 개봉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죠. 그리고 그녀의 곁에 크레덴스가 있습니다. 전편에서 옵스큐러스를 품은 채 비극으로 치달았던 청년 — 살아남은 그가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 이번 편 플롯의 축이고, 그 정체를 둘러싼 떡밥이 영화의 마지막 폭탄입니다.

    둘째, 물론 동물 친구들. 전편의 신 스틸러 — 반짝이는 것만 보면 눈이 돌아가는 니플러 — 가 이번엔 아기 니플러들과 함께 돌아와 가족 단위 신 스틸러를 예고하고, 용과 사자를 합친 듯한 중국의 거대 서수 조우우, 물속의 켈피 등 새 식구들이 뉴트의 가방을 채웁니다. 셋째, 그리고 포터 세대의 심장을 치는 한 방 — 호그와트의 귀환입니다. 그 성, 그 교정, 그 수업 풍경이 스크린에 다시 펼쳐지는 순간의 전율은 이 시리즈가 팬들에게 보내는 가장 확실한 러브레터죠.

    뱀이 될 운명의 여인, 정체를 찾는 청년, 그리고 다시 열리는 호그와트의 문 — 이번 편의 입장권은 동물이 아니라 사람과 장소가 끊어줍니다.

    시리즈 순서 속의 자리: 설정집이라는 양날

    솔직한 평가를 적습니다. 이 영화는 시리즈에서 평이 가장 갈린 편입니다. 비주얼과 세계관 확장의 쾌감은 분명한데, 새 인물과 떡밥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플롯이 산만해졌고 — 1편의 사랑스러운 동물 소동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어둡고 복잡한 정치극처럼 다가온 겁니다. '다음 편을 위한 설정집'에 가깝다는 비판은 뼈아프지만, 역으로 말하면 위저딩 월드의 설정을 사랑하는 팬에게는 그 떡밥 하나하나가 진수성찬이기도 하죠. 이 영화를 몇 번씩 돌려보며 복선을 캔 팬덤의 애정은 그 자체로 정당합니다.

    점수는 5.5점.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때깔과 호그와트의 향수만으로도 극장값의 절반은 하지만, 이야기의 교통정리는 분명 아쉬운 작품 — 그래서 이 영화는 어떤 마음으로 입장하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갈립니다. 독립된 모험담을 기대하면 어수선하고, 거대한 이야기의 2막으로 받아들이면 궁금함이 남죠. 이 이야기가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문답에서 마저 안내하겠습니다.


    가방을 열기 전에 둘

    Q. 시리즈는 어떤 순서로, 해리 포터를 안 봤어도 되나요?

    A. 신비한 동물사전(2016) → 그린델왈드의 범죄(2018) → 덤블도어의 비밀(2022)의 3부작 순서입니다. 해리 포터를 안 봤어도 줄거리 이해에는 지장이 없지만 — 내기니의 정체, 호그와트의 귀환, 덤블도어라는 이름의 무게 같은 이 영화의 전율 포인트가 전부 포터 지식에 비례해 커지는 구조라, 이왕이면 해리 포터 시리즈를 먼저 만나고 오시길 권합니다. 특히 이번 편은 원작 7권의 과거사와 깊게 얽혀 있습니다.


    Q. 그린델왈드 배우가 바뀌었다던데요?

    A. 맞습니다. 이 영화까지 그린델왈드를 연기한 조니 뎁이 개인사 논란 속에 시리즈에서 하차하면서, 3편 덤블도어의 비밀에서는 매즈 미켈슨이 배턴을 이어받았습니다. 같은 캐릭터를 두 명배우가 전혀 다른 결 — 조니 뎁의 기괴한 카리스마와 매즈 미켈슨의 서늘한 품위 — 로 해석한 셈이라, 2편과 3편을 이어 보며 두 그린델왈드를 비교하는 것도 이 시리즈만의 독특한 감상 포인트가 됐습니다.


    열한 살의 창문 앞에서

    열한 살의 그 창문을 다시 생각합니다. 부엉이는 오지 않았지만 극장 문은 꾸준히 열렸고, 우리는 여전히 그 문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 통지서 없이도 입장이 허락되는 유일한 마법 학교.

    완벽한 영화는 아니어도 그 문이 열려 있다는 사실만으로 반가운 시리즈가 있습니다. 포터 세대에게 신비한 동물들은 그런 이름이죠. 오늘 밤 가방을 여는 분들께 — 니플러에게 반짝이는 물건을 뺏기지 않게 조심하시길.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lOD4k6u0B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