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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죄와 벌 리뷰 (원작비교, 각색, 신파)

Stv 2026. 10. 7. 14:22

목차


    신과함께를 극장에서 볼 때 옆자리에는 원작 웹툰의 열혈 팬인 친구가 앉아 있었습니다. 두 시간 동안 제가 들은 말 — 원작에선 안 이래. 어림잡아 열두 번쯤이었죠. 원작을 모르는 저는 꽤 재밌게 봤는데, 원작을 사랑하는 친구는 왜 두 시간 내내 괴로웠을까. 이 글은 그 질문에서 출발하는 신과함께: 죄와 벌 리뷰입니다.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가 나오는 1,441만 관객의 그 영화 — 각색과 완성도를 따지는 비평 중심의 글이라 결말의 그 장면은 적지 않았으니 관람 전이어도 괜찮습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



    신과함께 죄와 벌 리뷰: 귀인의 49일

    리뷰의 서론이 뼈를 때립니다. 원작과 다르다는 것 하나만으로 영화의 완성도 전체를 매도하는 풍조 — 해외의 한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하든 누군가는 격렬하게 증오할 것"이라 토로했을 정도라는 것. 그래서 원본 리뷰어의 처방이 재밌습니다. 원작에 대한 애정을 잣대로 삼기보다 영화만의 창작을 존중하되, 그게 어렵다면 자신처럼 아예 원작을 영화보다 늦게 보라는 것.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읽으며 무엇이 어떻게 왜 달라졌는지 찾는 재미를 누리면 된다고요. 다만 공정하게도 이렇게 덧붙입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본 것은 아니라고.

    영화의 뼈대부터 세웁니다. 주인공 김자홍(차태현)은 화재 현장에서 아이를 구하고 눈을 감은 소방관입니다. 저승의 법도에 따라 그는 19년 만에 나타난 귀인 — 생전의 선행이 각별한 망자 — 로 분류되고, 저승 삼차사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의 호위 아래 49일 동안 일곱 개의 지옥을 통과하는 재판을 받게 됩니다. 일곱 재판을 모두 통과하면 환생(출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이 설정 위에서 영화는 원작과 몇 가지 큰 차이를 만드는데 — 그 차이들이 이 영화의 영리함이자 아킬레스건이 됩니다.


    원작과 차이: 영리한 각색 세 가지

    첫째, 원작에서 자홍을 변호하던 진기한 변호사가 통째로 빠지고 그 역할이 차사 강림에게 흡수됐습니다. 리뷰어는 이를 영리한 선택으로 평가합니다. 원작조차 전개가 느리다는 지적이 있었고, 두 시간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영화로서는 속도를 위한 불가피한 압축이었다는 것. 둘째, 그 결과 원작이 '49일간의 참신한 법정극'이라면 영화는 법정극의 틀을 쓴 액션 어드벤처로 장르가 이동했습니다. 막대한 제작비를 회수해야 하는 흥행 영화로서 성공적인 변신이라는 평가죠.

    셋째, 그리고 가장 영리한 한 수 — 자홍의 직업입니다. 원작과 달리 영화의 자홍은 소방관인데, 이 분석이 무릎을 치게 합니다. 관객이 캐릭터에게 서서히 정을 붙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 영화는, 우리 모두가 이미 가진 소방관의 이미지 — 화마와 싸우는 이 시대의 영웅이면서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람 — 를 빌려 그 시간을 건너뜁니다. 직업 하나가 캐릭터 소개이자 주제의 도상이 되는 효율. 생략된 재판들이 소방관이라는 직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억지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것까지, 사회적 공감대를 지렛대 삼아 영화의 한계를 돌파한 각색이라는 겁니다.

    변호사를 지우고, 장르를 바꾸고, 직업 하나로 캐릭터를 세운다 — 신과함께의 각색은 방대한 원작을 두 시간에 담기 위한 영리한 3단 압축이었습니다.

    1441만의 이유: 칭찬인 듯 칭찬 아닌 칭찬

    그러나 빛나는 아이디어들로도 막지 못한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속도 — 빨라도 너무 빠릅니다. 기승전결의 '기'를 빼버린 채 관객의 멱살을 잡고 질주하는 전개, 심지어 일곱 재판 중 첫 재판은 생략하다시피 하고 나머지도 얼렁뚱땅 처리되죠. 둘째는 긴장의 부재입니다. 재판이 극의 축이 되려면 쉽게 결론 나지 않는 공방이 필요한데, 각본이 자홍을 지나치게 아낀 나머지 — 시시비비를 가릴 거리가 없는 완전무결한 선인으로 세워버린 탓에 — 법정에 최소한의 긴장이 형성될 틈이 없습니다. 재판이 형식적 절차처럼 보이는 역설이죠.

    그리고 그 유명한 신파 논쟁. 리뷰어의 입장이 입체적이라 흥미롭습니다. 그는 신파를 무조건 배격하지 않고 — 어떻게 풀어내느냐의 문제라며 — 이 영화의 신파는 꽤 성공적이라고, 자기 약점을 건드려 보다가 울었다고 고백합니다. 다만 '칭찬인 듯 칭찬 아닌 칭찬'이라는 단서가 붙죠. 영화는 원작의 두 에피소드를 하나로 통합하며 자홍의 이야기를 희생시켰고, 그 덕에 공들일 수 있었던 다른 한 축 — 동생 수홍(김동욱)의 이야기 — 이 결말에서 시너지를 일으키며 눈물을 끌어낸다는 것. 울긴 울었는데, 그 설계가 주인공을 지운 대가였다는 겁니다. 실제로 무게추는 역전되어 있습니다. 존재감이 약해진 자홍은 보조 캐릭터에 머물고, 조연이어야 할 강림의 하정우가 인상적이며, 김동욱은 아예 진짜 주인공처럼 보입니다. 이 역전의 전말 — 차사들의 과거와 수홍의 재판 — 은 2편 인과 연 리뷰에서 마저 확인하시길. 덧붙여 그 눈물의 설계가 지나치게 가혹한 사연 쌓기에 기댄다는 찜찜함도 리뷰는 숨기지 않습니다.

    장점도 공정하게. 미스터 고의 대패를 겪은 김용화 감독은 이 영화로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 시절의 대중성을 회복했고, 미술은 발군입니다. 각양각색으로 디자인된 일곱 지옥은 그 자체로 볼거리라 시상식 미술상이 보인다는 예언까지 — 실제로 이 영화의 기술 부문은 그해 시상식들에서 두루 호명됐죠. CG는 기복이 있어 크로마키 장면은 티가 나지만 실사 배경 위의 합성은 훌륭해서, 차사들의 추격 장면은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는 완성도라는 감탄도 있습니다. 결론은 아쉬움의 문장입니다. 저승의 재판에 조금만 더 힘을 실었다면 훨씬 좋은 영화가 됐으리라는 것 — 다만 원작이 애초에 두 시간에 담기엔 방대한 작품임을 고려하면 '최상이 아닌 최선'일 수 있다는 것. 제 점수는 6점이고, 2편에 반 점 더 준 것은 2편이 이 영화의 숙제였던 차사들의 서사를 풀어내며 구조적으로 한 뼘 나아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1,441만이라는 숫자가 설명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평단의 비판 속에서도 그 겨울 극장을 채운 힘 — 가족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라는 보편 정서의 과녁을, 이 영화는 정확히 맞혔다는 것.


    묻고 답할 셋

    Q. 2편까지 같이 봐야 하나요?

    A. 네, 사실상 상·하권입니다. 1편의 쿠키가 2편의 사태로 곧장 이어지고, 1편에서 아쉬웠던 차사 삼인방의 사연이 2편에서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이야기가 비로소 완결되죠. 1편만 보면 절반의 이야기라, 이왕이면 두 편을 이어 보시길 권합니다. 2편의 상세한 리뷰도 이 블로그에 있으니 함께 읽어보세요.


    Q. 원작 웹툰을 먼저 보는 게 좋을까요, 영화가 먼저일까요?

    A. 원본 리뷰어의 처방을 그대로 전합니다. 영화를 먼저 보세요. 원작을 먼저 보면 두 시간 내내 '다른 점'만 눈에 밟혀 괴롭고, 영화를 먼저 보면 나중에 원작을 읽으며 무엇이 왜 달라졌는지 찾는 재미가 생깁니다. 주호민 작가의 원작은 진기한 변호사라는 영화에 없는 중심인물부터 전개까지 결이 꽤 달라서, 순서만 바꿔도 두 작품 모두를 즐길 수 있습니다.


    Q. 아이들과 함께 봐도 되나요?

    A. 12세 이상 관람가로, 가족 관람을 겨냥해 만들어진 영화답게 지옥 묘사도 잔혹함보다는 테마파크적 볼거리에 가깝습니다. 다만 후반부의 가족 이야기가 꽤 깊은 눈물을 부르는 유형이라, 극장이든 거실이든 휴지는 미리 준비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명절에 삼대가 함께 보기에 알맞은 대표적 가족 영화입니다.


    국밥집에서의 합의

    영화가 끝나고 국밥집에서 이어졌던 친구의 성토를 다시 생각합니다. 원작을 모르는 저는 재밌었고 원작을 아는 친구는 괴로웠던 두 시간 — 같은 영화를 봤는데 다른 영화를 본 셈이죠. 그 간극을 메우는 법을 이제는 압니다.

    다음 원작 영화는 영화부터 보고, 웹툰은 숙제처럼 나중에 읽기. 비교의 재미는 그때 가서 누려도 늦지 않으니까요. 열두 번의 "원작에선 안 이래"보다는 두 번의 "오, 이렇게 바꿨네"가 서로의 두 시간에 이롭다는 것 — 그 국밥집에서의 합의를, 원작 팬 친구를 둔 모든 분들께 전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8e9SLRmu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