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속편이 갖춰야 할 조건이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전편의 공식을 유지하되 서스펜스를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답하겠습니다. 그리고 베테랑2는 바로 이 지점에서 가장 크게 실패했다고 봅니다.
서스펜스(Suspense)란 관객이 결말을 모르는 상태에서 느끼는 긴장과 불안의 감각입니다. 쉽게 말해 "저 사람이 범인일까, 아닐까"를 모르는 상태에서 오는 조마조마함입니다. 영화는 복면을 쓴 해태를 등장시키며 일종의 정체 미스터리를 의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제가 직접 봤을 때 눈 주변만으로도 정해인 배우임을 바로 알겠더군요. 첫 장면에서 이미 답안지를 보여준 셈입니다.
비슷한 내부자 빌런 설정을 사용한 범죄도시 3편도 오프닝에서 범인을 공개하긴 하지만, 그 인물이 경찰 출신이라는 사실을 중반에 밝히는 방식으로 긴장감의 레이어를 한 겹 더 쌓았습니다. 베테랑2는 그 레이어 자체가 없습니다. 영화 서사 구조에서 이를 내러티브 텐션(Narrative Tension)의 부재라고 부를 수 있는데, 내러티브 텐션이란 스토리 전개 과정에서 관객의 궁금증과 불안을 의도적으로 유지시키는 장치를 의미합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KOBIS).
화면 밝기 문제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운 화면이 유지되는데, 후반 빗속 격투와 터널 씬에서는 캐릭터가 워낙 많이 몰려 있어 누가 누굴 치는 건지 파악이 안 되는 순간이 생깁니다. 액션 연출에서 가시성(Visibility)이 떨어진다는 건 타격감이 아무리 좋아도 반감된다는 뜻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톤의 일관성 붕괴입니다. 오프닝은 유쾌한 희극 코드로 열어 놓고, 후반으로 갈수록 정해인 배우가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공포 영화에 가깝게 담아냅니다. 1편이 범죄 오락 액션의 카타르시스(Catharsis), 즉 황정민이 나쁜 놈을 통쾌하게 제압하는 해소감을 끝까지 유지했다면, 2편은 그 공식을 스스로 포기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꽤 치명적입니다. 웃으러 들어갔다가 찜찜하게 나오는 관객 경험은 입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중반 이후 등장하는 가짜 해태 캐릭터, 즉 오토바이 뺑소니로 여자친구를 잃은 군인이 해태 행세를 하는 설정은 이야기를 더 복잡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인물 관계가 난잡하게 붐비다 보니 극의 집중력이 흩어집니다.
요약: 서스펜스 설계 실패, 어두운 화면, 오프닝과 후반부의 톤 불일치가 겹치면서 1편의 통쾌함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