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마녀2에서 가장 뜻밖이었던 부분은 경희 남매와 소녀가 함께하는 파트였습니다. 살벌한 초능력 액션 사이에 대길이가 밥투정을 부리고, 소녀가 어색하게 "고마워"라고 말하는 장면은 극장 분위기 자체를 바꿔버렸습니다. 이런 일상 파트가 이 영화의 숨구멍 역할을 했고, 소녀가 실험실 밖 인간관계를 처음 경험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감정선 없이 액션만 나열했다면 이 영화는 훨씬 더 공허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액션 스케일은 1편보다 확실히 커졌습니다. 용두 일당이 농장으로 쳐들어오는 시퀀스에서 소녀가 이들을 단숨에 정리하는 장면은,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을 때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질 만큼 카타르시스가 있었습니다. 이후 토우 일행과 소녀의 대결, 구자윤 등장까지 이어지는 후반부 시퀀스는 프리비즈(Pre-vis, 사전 시각화 작업)가 얼마나 정교하게 짜였는지 느껴졌습니다. 프리비즈란 실제 촬영 전 컴퓨터 그래픽이나 스케치로 액션 장면을 미리 설계하는 제작 기법으로, 대형 액션 영화일수록 이 단계의 완성도가 완성 화면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제가 채점표를 꺼내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결말 10분 전까지 흩어져 있던 모든 실마리가 한꺼번에 수렴하는 구조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구자윤이 소녀에게 "내 동생"이라 부르는 순간, 두 사람이 같은 본체에서 복제된 자매이며 엄마라는 존재까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에는 실제로 소름이 돋았습니다. 문제는 그 소름을 위해 지불한 비용입니다. 기대했던 구자윤은 결말부 카메오 수준이었고, 신구 대결을 기대하고 간 관객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시네마틱 유니버스(Cinematic Universe), 즉 한 세계관 안에서 여러 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리즈 설계 방식으로 보면 마녀2는 분명 성공적인 브릿지 필름(Bridge Film)입니다. 브릿지 필름이란 시리즈의 전편과 후편을 연결하는 중간 편을 뜻하는데, 독립적 완결성보다 세계관 확장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IMDb 시리즈 편당 평점 분석을 보면 브릿지 필름은 시리즈 평균보다 0.3~0.5점 낮게 평가받는 경향이 있으며(출처: IMDb), 마녀2 역시 이 패턴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제 최종 판단은 이렇습니다. 마녀2는 실패작이 아닙니다. 다만 이 영화의 진짜 가치는 3편이 나와야 완성됩니다. 시리즈의 다리 역할로는 성공, 독립된 한 편의 영화로는 미완. 이 두 문장이 제 채점표의 전부입니다.
요약: 마녀2는 브릿지 필름으로서 세계관 확장에 성공했지만, 독립 영화로 보면 결말에 서사가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적 미완이 남습니다.